유령
Haunt
2025 | 다큐멘터리 | 28분 33초 | 국내경쟁
한 사내가 사라졌다. 내가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과거에 그가 살았던 곳의 주소뿐이다. 점차 지워지고 있는 그의 흔적을 찾기 위해 그가 살았던 곳으로 향한다. 그렇게 도착한 곳에서 사람과 집을 마주한다.
- 프로그램 노트
거주 불명 등록자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거주 불명 등록 제도를 설명하며 시작하는 다큐멘터리 <유령>은 카메라 뒤에 선 남자가 여러 장소를 방문하며 한 사람을 찾는 과정을 좇는다. 이름 석 자 하나로 누군가의 행방을 추적하는 일이란 일견 무모해 보이면서도 그를 찾아내는 일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임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출구 없는 수색처럼 보였던 과정의 끄트머리에 거주불명자의 신원과 소재가 비로소 드러난다. 그 누군가가 살며 거쳐 간 부산의 장소가 하나둘 카메라에 담기고 지역 주민의 증언이 더해질수록 어느 거주불명자의 거취를 따라가던 <유령>은 점차 터전을 떠나거나 그 바깥으로 밀려난 불특정 다수의 흔적을 기록하는 과정으로 옮아간다. 영화 안에서 수집된 장소의 현재는 때때로 지금 그곳에 없는 이와 여전히 그곳에 남은 이가 남긴 부재와 잔류의 쓸쓸한 유령성을 환기한다.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 유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