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죽은 사람이 되어


인생의 끝자락에서도 마음 편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전쟁을 피하려 목적지 없는 여행을 이어가는 난민처럼, 속 편히 삶을 끝내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어디에고 있다. 죽음 앞에서도 돈이며 살던 지역 같은 것들을 따지는 이들이 존재하듯 말이다. 우리는 어느샌가 죽음과 돈을 떼어낼 수 없게 되었다.

'장례난민' 속에서 죽은 이는 끝까지 편히 누워만 있을 수 없다. 꿈같은 만남 속에서도 스스로를 화장할 준비를 함께하는 엄마, 그리고 나뭇가지 더미에 직접 불을 붙이는 아이들의 모습은 영화 속 대사처럼 아빠의 못남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가혹하다. 장례를 치르기 위해 좌충우돌 험난한 여정을 한 아이의 원망에 '엄마가 괜히 죽어서 미안하다'던 담담한 대화가 전하는 것은 무엇일까.

훔친 차에 버려진 산소흡착제, 미룰 수 없는 죽음을 미루고자 하던 아이의 몸부림이 잔상처럼 남는다. 그들만의 바다 앞에서 기어코 맞이하고 만 죽음을, 그 앞에서도 여전히 덤덤한 듯 서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남는다.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주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