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여기 두 손이 있다. 한 손은 겉으로는 참 착해 보인다. 눈 먼 자들의 지팡이가 되어 함께 길을 걸어주거나 다치지 않고 수영을 할 수 있도록 신호를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손은 나쁜 손이었다는 게 금방 밝혀진다. 눈 먼 자들을 속여 돈을 꿀꺽하고 형편 때문에 떠나는 연인에 대한 배신감을 참지 못해 싸대기까지 날려 버린다. 다른 한 손은 한없이 착하다. 마사지를 해주며 사람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게 일이며 배신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찾아온 나쁜 손을 가진 도우미에게도 따뜻한 손길을 안겨준다. 두 손을 비교해서 얘기했지만 착하다 나쁘다 구분하는 건 유치한 짓이다. 다들 제 나름의 사정이 있으니까. 그저 힘들 때 옆 사람에게 손을 건네거나 따뜻하게 잡아주자. 그럼 기분이 좀 더 나아지겠지.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정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