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리뷰단


제18회 경쟁부문 <콘크리트의 불안> 리뷰


콘크리트의 불안


1969년에 세워져 당시 서울 강북의 랜드마크로 불렸고 최고령 아파트이기도 했던 서울 성북구 정릉 스카이 아파트는 2005년 정릉3구역 재개발 지구로 사업을 승인받았으나 2008년 안전등급에서 E등급을 받으며 ‘가장 위험한 아파트’로 불리게 된다. 부동산 문제뿐만 아니라 입주민들의 안전까지 문제가 되며 이주 문제가 대두되었으나 입주민들 대부분의 생계 문제에 의하여 전혀 해결되지 못하다 2016년 겨울에 비로소 철거가 되는데 본 프리뷰가 다루는 [콘크리트의 불안]은 정릉 스카이 아파트의 마지막 순간들을 담담하게 담아낸다. 스카이 아파트의 콘크리트 공간은 실제로 균열이 일어날 정도로 붕괴의 위험이 있지만 벽에 새겨진 아이들의 낙서 글씨와 변색된 만화 딱지 스티커, 아파트 복도에 쌓인 연탄과 신발장, 낡은 의자, 화면 밖에서 들려오는 지저귀는 새의 울음 소리등등 카메라가 찍어낸 스카이 아파트의 곳곳의 공간들과 어릴 적 아파트에 대한 추억이 깃든 감독 본인의 나레이션은 맞물려 다시 이전의 활기가 넘치던 곳으로 환원되고 복구된다. 어쩌면 우리는 이 ‘애도의 행위’를 통해, 그리고 자본의 논리에 의해 수시로 공간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와 ‘오래된 공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재고하고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지도 모른다.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이석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