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리뷰단


제18회 경쟁부문 <시시콜콜한 이야기> 리뷰


이달의, 여름영화


모임을 통해 우연히 만난 남녀가 영화를 매개로 가까워진다. 남자는 얼마 전 이별의 아픔을 겪었고, 여자는 남자친구와 요즘 별로인 것 같다. 감독 지망생인 남자는 시나리오를 쓰는 중인데, 여자는 거기에 관심을 보이고 조언을 해준다. 그리고 틈만 나면 남자한테 전화한다.

맞다. 정말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다. 영화 역시 그걸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바로 그런 시시콜콜함이, 이 영화의 가장 특별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별것 아닌듯한 작은 행동과 몸짓들.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계속 집중하고 눈을 뗄 수 없었던 건, 그만큼 이 영화가 나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어 줬기 때문이다. 마치 침대에 편하게 누워, 머리맡에 놔둔 핸드폰으로 상대방과 얘기하는, 딱 그 정도의 거리감이랄까.

좀 감성적인 접근을 하긴 했지만, 사실 이 영화는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때 가장 빛나는 영화다. 배우들의 매력은 톡톡 튀고, 무엇보다 영화 자체가 재밌다. 화면에서는 한여름의 생생한 열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8월 중순에 열리는 영화제에서, 이렇게 8월의 공기를 그대로 담고 있는 영화를 만나는 건, 분명 행복한 일이다. 충분한 설렘을 갖고 만나보시길.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최은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