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리뷰단


제18회 경쟁부문 <The Pain of Creation> 리뷰


시작하고 끝내는 어려움.


어쩌면 이 영화가 시작하고 끝내는 일에 대한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무언가 시작할 때는 불타오르지만 어느 순간 그런 열정은 식어버리고, 아니 사실은 그런 열정을 이어나갈 재능이 없는 건가 회의감만 들 때가 있다. 스토리를 짜는 단련이 필요하답시고 만화를 쌓아놓고 읽기 시작하는 주인공을 볼 때에는 자소서를 쓰는데 영감이 필요하다며 영화를 보러갔던 일이 생각나기도 했다. 용을 무찌르는 판타지 모험 이야기를 마치는 데에는 십년 혹은 그 이상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모든 이야기나 일에는 적정한 시작과 끝이 필요하다. 시작할 때 그 끝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날지, 얼마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드는 일인지 알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창작의 재능에 대해서는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오죽하면 창작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에 대해 리뷰를 쓰는 고통을 겪고 있다.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서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