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 19회 데일리


[제 19회 대구단편영화제 DAILY 10] 8월 12일 인터뷰 <안녕, 곰씨> 정인혁 감독이 전하는 가장 솔직한 위로

22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흡입력 있는 영화, 설득력 있는 연출을 끌어내 감탄을 자아내는 감독, 정인혁

8월 12일 일요일 동성로 오오극장에서 ‘안녕, 곰씨’를 연출한 감독 정인혁 감독을 만나보았다.




                                                                                                              <정인혁 감독>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영화 과에 진학 중인 2학년 학생입니다.(웃음)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하시는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좋아진 것 같아요.


Q2. <안녕, 곰씨> 란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

<안녕, 곰씨> 라는 작품은 되게 어떻게 보면 비유적인 작품으로서 만들었는데 흡혈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사실 흡혈인 퀴어적인 면을 흡혈인이라는 것에 비유를 해가지고 만든 영화에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은 되게 말도 안되는 세계관을 말도 안되게 풀어내면서도 되게 납득이 가게끔 만들어보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흡혈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 같지만 사실 흡혈인 퀴어적인 면을 흡혈인이라는 것에 비유를 해서 만든 영화에요. 

비유라는 것을 사용하다 보니 말도 안되는 세계관을 말도 안되게 풀어내면서도 뭔가 납득이 가게끔 만들어보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Q.3.' 배 ',' 전 ', ' 순 ', ' 곰 ' 이라는 엉뚱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출연하는데 각 캐릭터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각 캐릭터들이 의미하는 바가 특별히 따로 있진 않지만 일종의 역할을 잡아 둔 것 같아요 

음 ' 배 ' 라면은 곰이란 존재를 먼저 발견하고 그렇기 때문에 곰과 가장 친한 그런 친구고 ' 순 ' 과 '  전 ' 은 인터넷으로 만난 사람들인데

 ' 순 ' 과 '  전 ' 을 통해서 퀴어 커뮤니티 내에서는 일반적인 만남을 가지는 것들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퀴어의 길을 걷지 않는 사람들은 대학이나 스터디, 알바하다 만난 친구 등 다양한 곳에서 만날 수 있지만 사실 퀴어 커뮤니티 내에서는 같은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려면 

일단 커밍아웃이라는 것이 거쳐져야 하기 때문에 ' 순 ' 과 '  전 ' 이라는 배역을 통해서는 이런 부분을 좀 드러내고 싶지 않았나 싶어요.




Q.4 흡혈인과 곰탈을 쓰고 곰인 채로 인정받고 살아가고 싶은 ' 곰 씨 ' , 이들의 캐릭터를 보면서 퀴어를 비유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통해 퀴어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맞아요 오히려 거의 그냥 저는 이건 퀴어 영화다라고 생각하고 제작했어요.

우리나라에서 퀴어 영화가 생각보다 많이 잘 만들어지지 않기도 하고 기존에 퀴어를 다뤘던 작품들도 사실 그 깊이가 되게 깊지 않다고 생각 했었어요. 

사실 퀴어 연출가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어떻게 보면 퀴어 영화제를 가도 그 연출한 사람들이 대부분이 그냥 퀴어가 아닌 사람들이 퀴어를 생각하면서 만든 것들이 많더라구요. 

그렇다 보니깐 되게 제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저게 과연 성소수자를 대변할 수 있는 영화가 될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되게 많았어가지고 

오히려 저는 성소수자를 얘기하면서도 성소수자가 아닌 다른 매체를 끌어들이고 싶었고 거기에 대해서 저는 정말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 ‘ 단지 흡혈인이 흡혈을 할 뿐이지 별 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다 ’ 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어요.


Q.5 비흡혈인 사람들과 교회 사람들은 흡혈인들을 병적인 존재로 인식하지만 사실 그들은 비흡혈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그들끼리 서로 공존하며 살아간다. 앞으로 흡혈인이 가진 누명을 벗고 같은 공동체로 살아갈려면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일단 첫째로 흡혈인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많이 공론화가 필요하겠죠. 무엇이든 다 서로 간의 이해가 있어야 더 받아들여 질 수 있는 거니까요.

 만약에 흡혈인이라는 존재가 잘 살아가게끔 되어야 한다면 영화 내에서도 나오는데 흡혈인 문화축제라는 것들이 나름의 공론화가 되야겠죠? 

하지만 사실 지금의 퀴어 문제도 그렇지만 보통적이지 않은 존재들에 대한 거부감이 많으니까 그런 것들을 흡혈인 측에서라던지 퀴어로 따지면 퀴어 측에서 노력 한다기보다 

오히려 그 반대 입장에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Q.6 뮤직비디오를 통해 같은 흡혈인들끼리도 밝은 모습을 비추려하고 교회,비흡혈인들도 그들을 감정이 있는 사람 취급을 하지 않으며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준다. 혹시 이러한 장면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아까도 언급했듯이 한국 퀴어 영화들이 많이 없어요. 제 생각에는 한국 퀴어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영화들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으로 인해 <안녕 곰씨>라는 작품이 제작되었는데 제가 느끼기에 지금껏 한국에서 제작된 퀴어 영화들은 퀴어를 너무 비관적으로 그리거나 오히려 

정말 퀴어 연출가들이 본인들도 다를 것 없다는 것을 연출하기 위해 되게 밝게만 그린 경향들이 있더라구요. 

근데 사실 저는 우리나라에서 퀴어라는 존재가 쿨할 수 없다고 생각 했었어요. 퀴어들이 영화를 만들면 우리도 쿨하고 우리도 되게 잘 살고 있다 라는걸 주로 담긴 하는데 

사실 모르겠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아직 잘 살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영화 내에서 극 중 인물들이 '우리 되게 행복해요 

우리 정말 잘 살고 있고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이에요' 를 드러내기 위해 뮤직비디오를 찍지만 사실 그들도 흡혈인이라 힘든 일들을 많이 겪고 있잖아요. 

이런 장면을 넣어서 애써 부정하고 있지만 우리도 힘들다 라는 걸 드러내고 싶었고 곰 씨가 모친 상 등 힘든 일을 당하지만 “괜찮아”라고 얘기하는 장면을 통해서도 

사실은 괜찮지 않잖아 라는걸 말하고 싶어서 넣은 장면이기도 해요.

정리하자면 안 괜찮을 때는 안 괜찮다고 말을 해도 된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Q.7 우리 주변에 있을 수많은 곰 씨에게 한마디 건낸다면?

안 괜찮으시죠? 본인들이 존재를 배척당하고 사는데 안 괜찮겠지만 어떻게든 혼자 숨어있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 같은 경우에도 되게 항상 오랫동안 숨어서 혼자 앓아왔는데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만 해도 말을 하고 공감할 상대가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기분과 본인의 자존감이 달라져요.(웃음) 영화에서도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얼굴을 찌푸리지 말아요’를 다같이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웃음) 

어쨌든 주변에 친구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순 없지만 살아갈 힘과 원동력을 준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네요.


Q.8 페이크 다큐라는 독특한 장르를 사용하였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이 영화가 되게 당황스러운 지점들이 많아요.갑자기 화난 곰으로 변하는 장면이라던지 보시면 아시겠지만 연출적으로 너무 말도 안되는 세계관 많기도 한데 

저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말도 안되는 것들을 말도 안되게 담아내는 동시에 납득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이 있어서 표현 방식에 대해 고민하다가 

비현실적인 내용을 현실적인 매체로 담아내면 그런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 같아서 페이크 다큐를 사용하였습니다.


Q.9 ' 곰 씨 ' 는 영화가 진행 되는 대부분의 장면에 곰 탈을 쓰고 나온다. ‘곰’이라는 동물의 탈을 씌운 의도가 무엇인지?

곰 씨는 커밍아웃을 하고 본인의 모습을 가족들한테 밝혔는데 가족들은 본인의 모습을 싫어하게 되었잖아요. 

그 이후부터 곰 씨는 엄청난 상처를 받고 본인의 모습을 싫어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본인의 모습을 싫어하기 때문에 곰이라는 인형 탈을 쓰면 

그 곰 씨 본래의 모습이 감춰지는 거니깐 (곰 씨가) 곰의 탈을 쓸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고 탈을 쓴 이상 그 안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곰 인형 탈을 하면 사람들이 좋아해주기도 하고 그런 부분들을 통해서 곰 씨가 탈을 도피처처럼 느끼길 원했는데 그 것을 곰 인형 탈을 통해 연출한 것 같아요.

 자신의 태어난 모습 자체를 사람들에게 부정을 받았지만 곰 인형 탈을 쓰면 사람들은 더 이상 인형 탈 이상의 판단을 하지 않으니깐 

곰 씨의 도피처라 생각해서 곰 탈을 쓴 설정을 사용했어요.




Q.10 촬영 당시, 지금처럼 찌는 듯한 더위가 찾아왔을 것 같다. 모든 캐릭터 중 ‘곰 씨’ 캐릭터가 촬영 내내 인형 탈을 써서 꽤나 힘들었을 것 같다.

 혹시 여기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지 궁금하다.

제가 너무 미안한 일을 한 것이 이 곰 배우한테 항상 미안한 일인데(웃음) 항상 곰이 이 탈을 쓰고 있었어야하니깐 배우분이 리허설을 할 때는 더위를 먹어가지고 

촬영 전 날 리허설 때는 아파서 못나올 때도 있었어요. 아무래도 더운 날 탈을 쓰고 연기하면 많이 더워서 

항상 그 안에다가 쿨토시 라던가 쿨 팩 같은걸 항상 넣어두기도 했었어요. 어느 날은 한 3회차 촬영 쯤에 너무 더워가지고 제가 보기에도 곰 씨 역을 맡으신 배우분이 

제 정신이 아닌데 싶은 거에요. 하필이면 그 3회차 장면이  화가 나서 폭발한 곰이 계속 뛰어다니는 장면이였어요. 하필 계속 뛰어다니는 장면이라 고생을 참 많이 하셨죠. 

그 날 촬영 때 배우분이 너무 화가 나셔가지고 촬영 끝나자마자 인사도 없이 그냥 귀가하셨어요.(웃음) 

제가 너무 죄송해서 그 날 저녁 장문의 카톡과 배스킨라빈스 기프트콘을 보내드렸는데 곰 역을 맡으신 배우분이 그거보고 마음 풀렸다고 그러셨어요.


Q.11 영화 내에서 가족간의 이해 충돌은 해결되지 않은 채 마무리 되었다. 실제로 곰 씨 같은 사람 이 있다면 가족들과의 이해 충들은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제가 이<안녕, 곰씨> 전반에 의도한 것들은 힘들면 힘들다 이야기해도 돼 라는 주제도 있지만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할 이유가 없다라는 것들을 말하고 싶었어요. 

곰 씨도 사실 가족으로부터 존재를 인정받지 못했고 이 사람들은 끝까지 나를 인정해주지 않았으니깐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얽매여 있을 필요 없다라는 것들을 

오히려 말해주고 싶었고 이 방법이 어쩌면 해결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요.



‘안 괜찮잖아 힘들면 힘들다 말해도 돼’ 라고 이야기하는 <안녕, 곰씨>는 다른 퀴어 영화에 비해 퀴어들이 겪는 상황과 심리를 좀 더 솔직하고 꾸밈 없이 드러낸다. 억지로 밝음을 꾸며내지 않고 퀴어들의 진솔한 심리를 드러내는 영화 ‘안녕, 곰씨’ 퀴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당신이라면 이 작품을 추천드리고 싶다.



글 :  김은경

사진 : 김남희


영화제 문 닫기 전 이 영화 꼭 봐야하는 이유

데일리 은경) 영화를 보기 전 ‘곰 씨’는 스크린 속에 존재하는 사람 이였다. 스크린 속에서 화살에 의해 할퀴어지고 고난과 역경을 겪어도 조금 안쓰러울 뿐 그도 슬픔을 느끼고 힘들어 할 수 있는 감정이 있는 존재라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시청하고 난 후 ‘곰 씨’ 는 스크린을 벗어나 나의 옆에,앞에,나의 주변에서 울고 웃고 무거운 짐을 지며 살아가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스크린을 방패삼아 ‘곰 씨’에게 퍼부은 화살이 아니였을까? 지금껏 내가 아무렇지 않게 뱉은 말과 행동들이 누군가에겐 일상적이고 잔인한 화살은 아니였을까? ‘안녕, 곰씨’를 통해 지난 나의 행동을 되짚어보았다.

데일리 남희) ‘안녕, 곰씨’ 의 약간 무책임한 듯한 인물설정은 오히려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작품을 생각해볼 기회를 만들어준다. 모든 것을 다 내비춰주는 작품은 처음에는 기억이 또렷할지 몰라도 서서히 그 기억들이 사라진다. 하지만 ‘안녕, 곰씨’는 다르다. 작품에 대해 서서히 생각해볼 기회를 갖는다. 그래서 더욱 더 잔상이 오래 남는 작품 같다. 그래서 ‘곰 씨’가 탈을 쓰게 된 이유는 뭘까? 하면서 말이다.

관객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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