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회 관객리뷰단


제19회 경쟁부문 <(OO)> 리뷰

(OO)  (오서로, 2017, 애니, 6min, 국내경쟁)


영화는 가학의 장르라기 보단, 피학의 장르처럼 느껴진다. 관객이 액션에서 쾌감을 느낄 때, 사실 우리는 때리는 사람이 아니라, 맞는 사람에 동조하고 있는 건 아닐까. 웰 메이드 액션 영화라고 꼽히는 <레이드> 시리즈처럼 살이 찢기고, 찍! 골이 울릴 때, 퉁! 나는 쾌감을 느낀다. 결국, 액션 영화를 사랑하는 우리는 모두 마조히스트다!

오서로 감독의 <(OO)>은 마조히스틱한 영화광 혹은 영화-도착증 환자에게 선물 같은 영화다. 재채기라는 일상적 생리활동의 폐-코-발사의 과정, 결과에 따른 분비물까지. 아주 사소한 생리활동을 미분하는 데서 오는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총부터, 삼라만상에 이르기까지. 오서로 감독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

공교롭게도, <(OO)>의 인물처럼 글을 쓰는 본인도 한 번 재채기를 시작하면 끝도 없이 재채기가 나오는 타입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재채기를 시작하고는 너무 피곤해서 다시 잠 든 적도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OO)>의 마지막 장면은 솔직히 짜증난다! 재채기를 겨우 참고 나서, 다시 시작할 것 같은 그 순간! 코가 간질간질하며, 약간 쓰린 목젖이 다시금 아려오는 그 기분이 영화로 다시 재연되니 말이다. 정말, “체험”하는 영화가 아닐 수 없다.

부디, <(OO)>가 상영되는 날 오오극장이 냉방 조절에 실패하길 바란다. 그럼 우린, <(OO)>가 끝남과 동시에 재채기를 시작하는 관객들을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제19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금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