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회 관객리뷰단


제19회 경쟁부문 <성인식> 리뷰

성인식  Coming of Age  (오정민, 2018, 극, 27min, 국내경쟁) 


‘성인’이 된다는 것


이번에도 취업에 실패한 설. 또 다시 졸업을 미루려는데 교수님께서 대학원에 진학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해온다. 평소 대학원 진학을 생각해보지 않은 설이지만 취업 스펙에 석사학위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솔깃해졌다. 마침 자신을 만나러 대구에서 올라온 엄마 해숙에게 대학원 진학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나 해숙은 이제부터 각자의 인생을 살자고 선포한다. 자신의 인생을 찾겠다며 모아 놓은 돈으로 세계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설은 생각한다. ‘그럼 나는?’

캥거루족.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 젊은이들을 일컫는 용어다. 이들의 경제적 의존이 부모세대의 노후준비까지 위협하고 있어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졸업을 유예하고 부모세대의 경제력에 의존하면서까지 취업을 준비해야하는 자녀세대, 그런 자녀세대를 책임지기 위해 일을 쉬지 못하는 부모세대. 무엇을 위해 이들은 희생해왔을까. 무엇 때문에 오롯이 홀로설 수 없었을까.

단편 <성인식>은 경제적 지원을 그만하겠다는 엄마의 선포를 통해 캥거루족이었던 설을 당장 홀로서야 할 상황으로 밀어 넣는다. ‘나도 내 삶을 살겠으니, 너도 네 삶을 살라는’ 엄마 해숙의 선포는 설을 흔든다. 설은 막막하다. 아득한 상황에 놓이자 판단력까지 흐려진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되었을까. 아무 준비 없이 야생에 내 던져진 설의 상황은 오히려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를 희생을 돌아보게 만든다. 나는 무엇 때문에 달려왔는가, 달리고 있는가. ‘성인’이 된다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그제야 설은 옳다고 믿었던 길이,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는 압박이 안내하는 그 길은 정말 나를 위한 길인지 고민하게 된다.



제19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조은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