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FF 메신저


올 여름 대구 단편영화제에서의 관객분들의  '질문' 그리고 '소감'을 대신 전달 드리고 

감독님들과 배우님들의 '답'이 도착하였습니다!


제22회 대구단편영화제의 여운과 함께 

GV의 아쉬움을 달래보세요! :)







<그녀를 지우는 시간> 홍성윤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DIFF 메신저


<그녀를 지우는 시간> 홍성윤 감독


Q1. 홍성윤 감독님께 : 영화 너무 재미있게 끝까지 집중해서 잘 봤습니다. 영화를 한 번이라도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웃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창작자의 애잔한 고민을 호러틱한 긴장감 위에서 팽팽하게 펼쳐낸 것이 너무나도 놀라웠습니다. 엔딩크레딧을 보다보니 (제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이 영화를 꽤 오랫동안 구상하셨던 것 같은데 <그녀를 지우는 시간>을 어떻게 떠올리고 이렇게 제작까지 하게 되었는지 비화가 궁금합니다.


 제가 어릴 때 DVD라는게 처음 나왔었어요. 그때 저는 집에 컴퓨터도 DVD플레이어도 없었기 때문에 DVD라는건 구청 도서관에 있던 영화잡지의 칼럼을 통해서나 접할 수 있었는데요. 그때 그 칼럼을 통해 DVD에는 “코멘터리”라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굉장히 신기했죠. 왜냐면 그때도 영화를 좋아하긴했지만,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DVD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때 그래서 코멘터리 기능을 제일 먼저 봤었어요. 굉장히 신기하더라구요. 영화 제작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었지만, 코멘터리에서 감독이나 제작진이 하는 얘기들을 통해 현재 재생되고 있는 영화의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진다는게 무척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진지한 사회드라마가 왁자지껄한 코멘터리의 분위기 때문에 무척 유쾌한 코미디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낭만적인 로맨틱코미디가 코멘터리를 하다 싸우는 제작진 때문에 살벌한 공포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했죠. 그래서 그런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떠올려보니 굉장히 오래 된 생각이었네요. 그때 느꼈던 감정이 오늘날엔 유튜브 영화리뷰 영상들을 통해 재현되고 있기 때문에 타이밍이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Q2. 그녀를 지우는 시간에 대해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다’라고 알고 있는데요. 정말 귀신이 나온 것이 실화인지 아니면 편집실에서 컷을 버리지 못해 끙끙 앓으신 적이 있으신지 너무 궁금했어요ㅎㅎㅎ


 전체적으로 영화에 나오는 에피소드들은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영화를 위해 조금 극적으로 각색한 부분은 있어요. 예를 들어서, 실제로 귀신을 본 것은 편집실이 아닌 촬영장이었다던지... 그 밖에 내용들은 오히려 수위를 낮춘 부분이 많습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제가 겪었던 일들을 정리하기도 하고, 많은 감독님들, 편집감독님들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대로 영화화하기에는 수위가 너무 높아서 많이 순화를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영화에도 대사로 나오지만... 실제 편집실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비교하면 이 정도 쯤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ㅎㅎ...


Q3. 그녀를 지우는 시간! 너무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잘 만들어진 상업영화? 같다고 해야할까요 그런데 그 안에 영화인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들어있어 정말 참신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사실 그 프리미어 편집 장면이 인상 깊었는데 그걸 편집하는 마우스나,, 움직임이나 그런 건 감독님이 직접 다 ‘편집 연기?’를 하신건지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드디어 마우스 연기에 대해 물어봐주시는 분이 나왔네요! 추측하신 것처럼 마우스는 제가 연기했습니다. 최대한 캐릭터들에 몰입하며 메소드 연기를 했습니다. 마우스에서 감정이 잘 느껴지셨다면 좋겠네요. 그리고 이건 많은 분들이 눈치채지 못하시는 부분인데... 마우스의 움직임을 녹화한 실제 화면만으로는 영화에 쓰기 충분하지 않아서, 실제 최종본에 나오는 마우스들은 실제 움직임들을 바탕으로 한 프레임 한 프레임씩 일일이 ‘그린’겁니다. 애니메이션 영화제에 출품해도 되는지 지금도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