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FF 메신저


올 여름 대구 단편영화제에서의 관객분들의  '질문' 그리고 '소감'을 대신 전달 드리고 

감독님들과 배우님들의 '답'이 도착하였습니다!


제22회 대구단편영화제의 여운과 함께 

GV의 아쉬움을 달래보세요! :)







<바람이 지나간 자리> 권순형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DIFF 메신저

<바람이 지나간 자리> 권순형 감독


Q1. 권순형 감독님께

영화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영화와 제목이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영화의 느낌이 ‘제목’에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목은 어떻게 이렇게 짓게 되신건지 궁금합니다. 시나리오 구상을 하실 때 맨 처음부터 이렇게 정해놓으셨는지 대답을 듣고 싶습니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 라는 제목은 시나리오 구상 후 지어진 제목입니다. 시나리오를 적고 영화를 찍다보니 주인공인 서민의 바람과 유골이 흩날리게 하는 바람 이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진 ‘바람’이 계속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을 <바람이 지나간 자리>로 짓게 되었습니다.


Q2. 권순형 감독님의 바람이 지나간 자리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납골당 맨 아래와 맨 위, VIP석이라고 불릴 듯 좋은 자리. 자식의 마음으로 영화를 보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감독님께서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어떤 마음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는지, 지금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우선적으로 제일 먼저 말하고 싶은건 ‘지나간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입니다. 살아가면서 후회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괜히 부모님께 틱틱되거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그 순간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지만, 나중에 돼서 혹은 누군가가 죽고 난후에 후회한 적이 되게 많습니다. 누군가가 죽고 잊히는 과정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기억하려고 있는 장소인 납골당에서 조차 자기들의 삶이 바빠 가족들에게 잊혀가는 유골함들을 보면서 어쩌면 지금의 우리들의 가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Q3. 영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저는 영화를 다 보고서 바꾼건지, 안바꾼건지 사실 조금 헷갈렸습니다 ㅠㅠ 주변의 지인들과 이야기 하며 해석을 하게 되었는데요... 바꾸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그러한 결말을 설정할때에 고민은 없으셨는지 알고싶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바꾸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인 서민은 자신의 소망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삶이 힘든 가족들에게 돈을 빌려준 것도 있고, 본인의 지난날에 대한 반성일 수도 있습니다. 대신 서민은 본인 엄마의 유골함 자리에 꽃을 붙여주었습니다. 저는 우선적으로 관객들이 이 유골함을 바꿀까 안 바꿀까? 부러움의 감정과 욕망의 감정 그리고 혼돈을 느꼈으면 했습니다. 본인이 서민일 때, 또는 본인이 지금 서민 같지 않은지 생각을 하면서 서민의 흔들리는 감정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Q4 바람이 지나간 자리를 관람하였습니다. 영화의 색감이라고 해야할까요? 분위기가 아주 일관되게 이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촬영할 때 미술에도 신경을 많이 쓰셨을 것 같은데 제일 중요하게 설정하시고 셋팅하신 것은 무엇인지 들어보고싶습니다~


제일 중요하게 세팅한 것은 유골함의 위치였습니다. 그 위치가 서민의 감정선에 제일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해서, 서민의 엄만인 김숙자의 유골함은 진짜 누가 봐도 안쓰러운 관리 안한 위치에 배치를 하였고, 동명이인의 김숙자 유골함은 누가 봐도 고급스러운 VIP실에 배치를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중요하게 세팅한 것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아 납부금도 밀리고 가족에게 잊혀 방치되었다는 납골당의 경고 메모였습니다. 누군가를 기억하는 두 개의 유골함의 위치, 하지만 잊혀 방치 되는건 매 한가지인 유골함을 통해서 우리 현대의 가족들을 투영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