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는 용감한 영화입니다. 비교적 적은 자원으로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매체인 단편영화는 장편영화와는 다른 대담함과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단편영화들을 빛나게 하는 것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서사 사이에 존재하는 잉여의 공간이 주는 모호함이기도 합니다.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 포스터에는 이러한 단편영화의 매력을 담아보려 했습니다. 하나의 장면 위로 개성 강한 요소들이 불쑥불쑥 부딪히며 이상한 풍경을 이룹니다. 프로그램 북, 현수막 등에서 각자 다른 장면을 만나볼 수 있도록 했으니, 그 장면들을 이어보는 것도 올해의 대구단편영화제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될지도 몰라요.
디자인_오늘의풍경
사진_장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