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으로의 수법
A Method to the Airport
석지윤 | 2025 | 애니메이션 | 7분 50초 | 국내경쟁
매일 이유 없이 짐을 챙기면서 살던 한 사람이 매일 외벽에 페인트를 칠하며 살던 사람의 손에 이끌려 공항으로 향한다.
- 프로그램 노트
<공항으로의 수법>은 삐뚤빼뚤하고 삐쭉삐쭉한 선과 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 인물의 헝클어지고 부산한 마음이 그림에 녹아들어 우리의 머리와 마음마저 어지럽힌다. 매일 짐을 챙기던 이가 벽에 페인트를 칠하던 이의 색에 예기치 않게 물들었듯이, 우리도 그렇게 물든다. 페인트를 칠하던 이는 매일 짐을 챙기던 이에게 외친다. “사기꾼!” 만약 그가 사기꾼이라면, 우리 모두 사기꾼이다. 다들 본심과는 다른 행동을 하게 되는 순간이 있지 않은가. 진심을 표현할 길을 찾지 못하거나 진심이 무엇인지조차 알기 힘들어 내 마음의 모양새를 제대로 그리지 못할 때가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렇다고 무기력하게 있을 수 없다고, <공항으로의 수법>은 알린다. 마음이 어지럽고 부산스럽다면, 그만큼 어지럽고 부산스러운 공항에 가보자고. 우리 마음이란 원래부터 정처 없이 떠돌고, 오랜 기다림 끝에 기어코 머물 곳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제26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 한창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