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
Toe to Toe
신유석 | 2025 | 극 | 22분 55초 | 국내경쟁
여름, 낡은 복싱 체육관에서 훈련하는 청년 정수.
말 대신 주먹으로 감정을 숨기며 살아가던 그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점점 무너진다.
스파링에서 터진 주먹은 억눌린 감정의 해방구가 되고, 정수는 처음으로 진짜 싸움을 시작한다.
- 프로그램 노트
무언가에 몰두해있는 사람을 보는 것은 재미있다. 절제된 화면, 그것과 무관한 듯 역동적인 인물들의 블로킹, 화면 안팎을 들락거리는 대사들은 되레 영화의 진정성을 배가시킨다.
정수는 ‘권투’라는 스포츠에 몰두한 인물이다. 시합 날짜가 정해지고, 정수의 긴장과 불안은 정수의 일상을 조금씩 침범한다. 시합이 다가올수록 끓어오르는 긴장. 극도의 긴장을 가진 자의 풋워크는 프레임을 고려하지 않는다. 인물의 동물성이 엿보인다. 표정보다는 등을 보는 게 더 재미있는 영화다.
같은 것에 몰두한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나누는 그들만의 방식, 그리고 해소하는 방식을 나는 지켜보았다.
제26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 장병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