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
quince
백소혜 | 2025 | 극 | 33분 53초 | 국내경쟁
시인 지망생 수건과 무명배우 희지는 아직은 지망생인 중년의 연인이다. 세상은 끝까지 버티는 자가 꿈을 이룬다는데... 우리 언제까지 지망생으로 살 수 있을까?
- 프로그램 노트
<모과>는 요즘에는 보기 드문 감성의 멜로드라마다. 찐득찐득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시원시원하게 전개되지도 않는다. 때로는 꾸물거리거나 답답하고, 때로는 서늘하고 침착하다. 이렇게 옛것 같고 서먹서먹한 감성으로 이야기를 끌어가지만 주인공 수건과 희지의 사연만큼은 절절하다. 누구나 꿈을 좇을 수 있으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그러기도 하지만, 수없이 많이 시도해 본 사람만이 느끼는 유효기간도 부정할 수 없는 감정이다. <모과>는 그 시간과 감정을 받아들이는 두 사람의 사연을 덤덤하면서도 곡진하게 담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체념과 무기력의 정서만 남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장면에 우두커니 앉은 시인의 뒷모습은 모든 것을 다 등지지 않아도 된다고, 다른 이는 못 들어도 나만은 내 목소리를 듣는다고, 꿈꾸었던 이의 향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나지막이 속삭이는 것만 같다.
제26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 한창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