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리뷰단


제19회 경쟁부문 <은명> 리뷰

은명  Goner  (김한라, 2017, 극, 22min, 국내경쟁)


겨울이 될수록 시들어가는 잎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이치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겪는 나무는 엄청난 추위와 매서운 바람에 고통을 느낄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은명 또한 그러한 삶의 길목에 접어들고 있다.

한때 사람들에게 촉망받던 시선에서 이제는 안타까운 시선, 동정어린 눈길, 심지어 포기할 줄도 모르는 독한 사람으로 치부되는 그녀의 모습이 아프게 다가온다. 한때 그녀의 모습처럼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는 수혜를 보며 그녀는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 영화에서 은명의 생일축하 장면이 있다. 밝고 행복할 것 같은 생일이 그녀에게 정말 고통스러운 하루가 되어버렸다. 생일케이크를 토해내는 모습에서 한해가 지나간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축하가 아닌 시기어린 눈빛들이 뒤엉키며 감정을 복잡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으로 다시금 잎을 피우는 그녀의 노력을 슬프게만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제19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김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