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리뷰단


제19회 경쟁부문 <안개 너머 하얀 개> 리뷰

안개 너머 하얀 개  A white dog over the fog  (정승희, 2018, 애니, 13min, 국내경쟁)


정승희 감독의 <안개 너머 하얀 개>는 세상을 두려워하는 소녀가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가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다. 가족을 따라 이사 온 마을은 소녀에게 낯섬 그 자체이다. 하얀 안개로 휩싸인 마을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뿐이며 그 무엇도 할 수 없을 거 같기에 어두운 집 안에 갇혀 있을 뿐이다. 이런 소녀에게 위안이 되는 존재는 집 밖 말뚝에 묶인 나머지 세상이 너무 궁금한 하얀 진돗개이다. 집 창문에 비친 하얀 개의 모습(유심히 보면 목줄이 없다)은 자유로운 자신의 모습일 것이며, 어쩌면 바깥 세상에 대해 갈구하는 소녀의 또 다른 자아일지 모른다. 하얀 개는 소녀에게 끊임없이 하얗고 어두운 세상에 대한 가능성에 대하여 상기시킨다. 그리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하얀 안개이기에 무엇이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끈을 빼버린 개, 집 밖을 나간 소녀 앞에는 과연 어떤 미래가 보일까?



제19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이석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