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리뷰단


제19회 경쟁부문 <컨테이너> 리뷰

컨테이너  Container  (김세인, 2018, 극, 26min, 국내경쟁)


수재가 일어나고 사람들은 임시 거처에 갇혔다. 여러 가족이 하나의 컨테이너 안에서 살아간다. ‘다 같이’ 살기 위해서는 무릇 통제와 규칙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가득하다. 누구도 무언의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 만약 누군가 위반한다면 그 사람은 ‘다 같이’에 포함되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통제를 따른다. 컨테이너 안은 하나의 작은 사회가 된다.

<컨테이너>는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아이에게 작은 사회는 이제까지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 통제와 규칙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도 받아들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다. 어른들이 당연히 따르니 아이도 당연히 따른다. 모두가 당연하게 따른다. 그러나 아이의 눈에는 규칙에서 벗어난 다른 아이가 보였다. 어른들이 저 친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며 핍박을 줬지만 아이는 다른 아이에게 다가간다.

불행히도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다 같이’ 살아 남기 위해 노력한다. ‘다 같이’에 다만 자신이 포함되기를 바라기에 따른다. 그렇기에 아이의 다른 아이에 대한 사랑과 연민은 작은 사회와 상반된다. 이 충돌은 아이에게 갈등을 던져준다. 재난 속에 생겨나는 이 갈등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고민거리를 던져둔다. 영화를 보고 나면 갈등의 잔상이 고민거리를 간직한 채로 남는다. 누구에게나 연민과 호의의 무력감을 느낀 경험이 있기 때문일까?



제19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최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