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리뷰단


제18회 경쟁부문 <강박> 리뷰


"다이어트 호러"


TV와 신문 광고, 백화점 벽면의 예쁘고 날씬한 여성들. 이미지 소비 위주의 현대 사회에서, 그들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항상 우리 곁에 있다. 그리고 사람은 가까이 있는 것을 닮고 싶기 마련. 오늘도 살을 빼기 위해 숟가락을 놓고 운동화 끈을 조인다.

생각해보면 누가 나에게 무어라 강요한 적은 없다. “살 좀 빼라!” 는 부모님의 잔소리는 물론 간간이 들려오긴 했지만, 모든 건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고 나중에 얻는 것도 결국 자기만족이다. 하지만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데. 항상 예쁘고 날씬한 모델들만 광고에 출연하고, 그들의 모습을 어떤 엄청난 해답인 양 제시한 너희 사회의 잘못 아닌가? 원인 제공은 너희들이 하고, 거기에 따른 결과에 만족하든 괴로워하든 왜 그건 항상 나만의 몫이란 말인가?

<강박>은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누군가의, 사념에 가까운 절박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의 이야기지만, 거친 질감의 TV화면이 제시되는 초반부가 영화를 한 사람만의 이야기로는 읽을 수 없게 한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흔한 이야기지만, 그만큼 누구나 공감하고 무서움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간결한 두 글자 제목만큼, 명확하고 강렬한 메시지가 돋보이는 애니메이션.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최은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