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리뷰단


제18회 경쟁부문 <BIG FISH> 리뷰


빅피쉬


[빅피쉬]는 거대한 고래의 배 속에 갇힌 딸 미카를 찾기 위한 어미 요나의 사투를 그린 짧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대사는 최대한 절제되어 있고 오직 요나의 몸짓과 표정, 그리고 온갖 굵힌 상처로 가득한 고래의 무력하면서도 공허한 헤엄질같은 움직임만으로 영화는 주제를 전달한다. 이 영화의 주제는 굳이 줄거리를 찾지 않아도 금방 이해될 수 있을 정도로 세월호, 특히 지금은 인양되었지만 3년동안 바닷 속 배에 갇혔던 실종자들에 대한, 그리고 실종자들을 끝까지 기다리고 지금도 일부는 기다리고 있을 유족들의 상실감과 그리움이 담겨있다. 이 영화는 딸을 찾으려는 어미의 어려운 사투를 보여주면서 잊혀져가고 있는 현재의 문제(기억)들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짧게나마 이러한 상실감과 슬픔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을 영화적인 방식으로나마 위로하려고 노력한다. 영화 속 고래의 모습은 마치 당시 침몰하기 전 뒤집혀진 세월호를 연상시키고,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고래의 모습은 마치 무력하고 인간에 대한 이해를 잊어버린듯한 공허한 사회를 연상시키게 만든다. 부패했던 정권이 지나가고 배가 육지로 올라온 지금, 앞으로 세월호에 대한 사회의 자세는 조금이나마 인간적으로 바뀔 수 있을까?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이석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