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이 주파수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들에게 간절한 것은 무엇일까. 뱀파이어인 선희는 말이 없다. 조용히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피를 마시고 지낼 뿐이다. 같은 뱀파이어인 호준이 나타나 수다를 떨면 그에게 ‘뭐 그렇게 말이 많냐’며 타박을 준다. 대사가 얼마 없는 대신, 영화는 내내 음악으로 말을 한다. 지루하다 싶을 정도의 정적과 함께 대사 없이 그저 음악만이 흐르고, 모두가 춤을 추는 모습에 당혹스러운 것도 잠시, 장면이 전환되며 눈을 뜬 선희가 걸레를 빨고 밀대를 미는 모습을 보고서야 깨닫게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음악 속에는 오히려 수많은 말들이 잠식되어 있음을. 음악으로 표현되는 마음.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전달되는 나. 꿈속에서조차 음악이 곧 말일만큼,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선희의 입을 막아 왔을 지를 말이다.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주진하)
마음이 주파수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들에게 간절한 것은 무엇일까. 뱀파이어인 선희는 말이 없다. 조용히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피를 마시고 지낼 뿐이다. 같은 뱀파이어인 호준이 나타나 수다를 떨면 그에게 ‘뭐 그렇게 말이 많냐’며 타박을 준다. 대사가 얼마 없는 대신, 영화는 내내 음악으로 말을 한다. 지루하다 싶을 정도의 정적과 함께 대사 없이 그저 음악만이 흐르고, 모두가 춤을 추는 모습에 당혹스러운 것도 잠시, 장면이 전환되며 눈을 뜬 선희가 걸레를 빨고 밀대를 미는 모습을 보고서야 깨닫게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음악 속에는 오히려 수많은 말들이 잠식되어 있음을. 음악으로 표현되는 마음.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전달되는 나. 꿈속에서조차 음악이 곧 말일만큼,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선희의 입을 막아 왔을 지를 말이다.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주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