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공지 제26회 대구단편영화제 수상작 발표

202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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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대구단편영화제가 공식 폐막하였습니다.

영화제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수상작을 아래와 같이 공지합니다.



[국내경쟁]

대상 <스포일리아> 이세형 감독

우수상 <로타리의 한철> 김소연 감독


[애플시네마]

대상 <여름, 아빠> 김가은 감독

우수상 <잠수금지> 장현빈 감독


[관객상]

<첫여름> 허가영 감독


[애플피칭 제작지원]


<맞짱> 장일경

<탈환! 나의 버튜버쨩 구출 대작전!> 이주원



제26회 대구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평


적어도 영화제에서만큼은 작품의 기술적 완성도 이전에, 모든 영화가 또렷하게, 개성적으로 다르길 기대하게 됩니다. 더욱이 오늘날, 엇비슷한 모양새로 기획된 한국 상업 영화들의 상황에서라면 그 허기짐은 더 커집니다. 올해 대구단편영화제에서 39편의 작품들을 관람하는 동안, 그러한 갈증이 얼마간 해소되었다고 느낍니다. ‘다른’ 영화는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방식으로 여전히 치열하게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며 자극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극장 안의 뜨거운 활기도 모처럼 즐거웠습니다.

심사 과정에서 일관된 기준을 전제하지는 않았으나, 논의를 거듭하는 동안, 단편 영화가 그저 장편의 축약본이 아님을 예외적인 감각과 형식으로 시도하고 증명하는 작품들에 의견이 모였습니다. 그 방식은 모험적이기도 하고, 소박하기도 하고, 무모하기도 하고, 거칠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이 ‘단편’ 영화로서의 자의식을 붙잡고 한계 안에서 자신만의 동력과 페이스를 찾아내 최선의 행로를 개척해간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행로에 새겨진 질문과 갈등과 감정을 따라가다 영화 끝에 이르면, 짧은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어느새 인물들에게, 그들을 둘러싼 세계에, 그리고 우리에게 일어난 작지만, 값진 변화를 마주하게 됩니다.

단 네 편의 영화만을 선정할 수밖에 없었으나, 심사위원들은 39편의 영화 모두에서 각기 다른 깨달음과 감흥을 얻었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 기회를 주신 감독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고생하신 예심위원님들께도 감사합니다.

 

애플시네마 우수상 수상작은 <잠수금지>입니다. 사라지는 풍경과 터전, 그리고 기억을 다루는 영화들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그러나 <잠수금지>를 진부한 소재주의의 덫에서 구하는 건 오래된 장소의 시간을 다양한 각도에서 다시 경험해보려는 시도입니다. 그 장소를 이뤘던 존재들, 여전히 영혼으로, 추억으로 부유하는 잔상을 찬찬히 되새긴 뒤, 얼마 남지 않은 시간까지 조금도 헛되이 지나치지 않고 소중한 이야기의 결로 보듬어 안으려는 태도가 미덥습니다. 억지를 쓰거나 무리하지 않는데도, 16분 남짓한 러닝타임에 과거와 현재, 현실과 현실 너머가 자연스레 서로를 꼭 끌어안습니다.

 

애플시네마 대상 수상작은 <여름, 아빠>입니다. 이 영화보다 뛰어난 기술적 완성도를 지닌 작품은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관계의 감정을 사려 깊게 응시하며 장면 곳곳에 고요하고 종종 수줍게 퍼뜨리는 파장은 진귀한 것입니다. 영화가 인물들의 거리를 섣불리 좁히지 않고, 내면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이들의 짧은 여행에 동행한 우리는 약간의 어색함과 엉뚱하고 친밀한 유머를 거쳐 부녀가 주고받는 유일무이한 감정과 카메라가 이들에게 보내는 마음에 깊게 동화됩니다. ‘다 말하지 않아도 느끼는 감정.’ 우리가 상투적으로 쓰곤 하는 그 표현을 상투를 거둬낸 온화함과 정직함으로 구현해낸 영화입니다.

 

국내경쟁 우수상 수상작은 <로타리의 한철>입니다. 이 영화는 여느 날과 같은 그 하루의 평범함이 실은 튼튼하게 버텨온 지난 시간과 부지런한 마음의 ‘평범하지 않은’ 산물임을 감동적으로 깨닫게 합니다. 설정 없이, 수사 없이, 허세 없이, 오직 그 자리에 언제나 존재해온 사람들, 사물들, 풍경들, 낡고 고장 나버린 물건들, 그러니까 더없이 익숙한 것들을 다시, 어루만지는 시선만으로 영화가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긍정’이라는 단어가 순진한 환상으로 치부되거나 오용되는 시대에, 이 영화는 한 터전을 지켜온 가족과 이웃과 거리와 공간의 과거와 현재, 무엇보다도 이 소박한 세계의 믿음직스러운 지속성을 존중하고 긍정합니다.


국내경쟁 대상 수상작은 <스포일리아>입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에서,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농담과 진지함 사이에서, 의미와 무의미 사이에서, 장광설과 침묵 사이에서, 작은 자취방과 우주 사이에서 <스포일리아>는 모험적으로 상상하고, 상상했으니 무모하게 저지르고, 저질렀으니 끝내 완성한 영화로 보입니다. 이 영화는 잡다한 취향과 지적인 열망과 참을 수 없는 호기심과 유희의 본능과 만들지 않고는 못 배기는 영화적 야심이 과시적으로 뒤범벅된 결과물입니다. 그러나 다른 영화에서라면 부정적으로 들릴 ‘과시적 면모’는 적어도 이 영화에서라면 번드르르한 허세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것이 온 힘을 투여한 시간의 산물이며, 새로운 지평을 향한 못 말리는 안달임을 신나게 경험하게 됩니다.

 

아쉽게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수상작들 외에 따로 언급해두고 싶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필름을 뒤집어쓰고 광장으로 돌진한 영화 귀신이 자신의 현재성을 저항적으로 애틋하게 주장하는 <몬스트로 옵스큐라>, 사람, 풍경, 장소, 역사, 꿈, 현실, 기억, 언어, 발화의 활동이 서로에게 침투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영화의 문을 열어내며 신비롭게 변화를 거듭하는 <산의 뱃속>, 겹겹이 쌓인 절망의 세계에 아주 희미한 희망의 가능성을 묻으며 영화가 끝나면 마치 어떤 ‘삶’을 비로소 마주한 듯한 울림을 남긴 <모과>, 세세한 캐릭터 연출로 해외 로케이션임에도 보편적인 공감대를 이루는 데 성공하며 능숙하고 세련된 감각을 선보인 <떠나는 사람은 꽃을 산다>는 심사위원들이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지 못한 영화들입니다.

 

감사합니다.

 

심사위원 일동 남다은, 임대형, 장선

 

 

 

제26회 대구단편영화제 애플피칭 제작지원 심사평


제26회 대구단편영화제 애플피칭은 작년보다 규모가 축소됨에 따라,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이 높거나 지원금이 반드시 필요한 작품을 선정하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구 지역 창작자들의 창작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였습니다.

 

제26회 대구단편영화제 애플피칭의 지원작들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뛰어난 작품들이 많았으며, 심사위원들은 작품 선정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하였습니다. 먼저, 조건을 충족한 12편의 개성 강한 작품들을 심사하였고 논의를 거쳐 1차적으로 6편의 작품을 선정하였습니다.

 

1차 심사를 통과한 작품으로는 지역 창작자로서 꾸준하고 안정적인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정민우 감독, 정예림 작가, 정용훈 감독이 함께 기획해 신중한 소재가 돋보이는 〈녹지마, 돌돌〉, 반짝이는 화제의 단편영화 〈커뮤니티〉에서 이미 감독과 배우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진현정·태지원 감독의 〈두 번째 세계〉, 대구 지역의 다수 작품을 경험하며 〈아이스크림, 먹고 싶기에〉를 연출하고 〈환절기〉에 프로듀서로 참여한 장일경 감독의 〈맞짱〉, 발칙하면서도 우리가 사는 세상과 공명하는 훌륭한 이야기를 선보인 양지은 감독의 〈붙었네, 붙었어〉, 서정적이고 아련한 감정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담아내고 배우 경력을 토대로 연기 연출에 자신감을 보인 유은진 감독의 〈춘선〉, 강한 개성과 오랜 집념으로 완성해 낸 이주원 감독의 〈탈환! 나의 버튜버쨩 구출 대작전!〉이 있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위 6편의 작품 모두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었기에 심사 과정에서 선정 결과가 자주 뒤집히기도 하는 등 다소 고심을 거듭하였습니다. 긴 논의 끝에 최종 선정작은 장일경 감독의 〈맞짱〉, 이주원 감독의 〈탈환! 나의 버튜버쨩 구출 대작전!〉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이 높거나 지원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작품에 지원하기로 결정하였기에, 위 두 작품이 선정되었음을 밝힙니다.

 

선정되지 못한 작품들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많은 아쉬움을 토로하였으나, 동시에 선정된 작품들에 대한 우려 또한 없지 않았습니다. 장일경 감독의 〈맞짱〉은 일반적인 성장극과 달리 발칙하면서도 소소하고 따뜻한 에피소드들을 지니고 있지만, 등장인물이 비교적 많아 자칫 이야기의 집중도가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고, 이주원 감독의 〈탈환! 나의 버튜버쨩 구출 대작전!〉은 강한 개성과 오랜 준비 기간, 감독 개인의 집념이 믿음을 주었으나 시나리오의 분량이 다소 길게 느껴졌으며 러닝타임 배치 또한 우려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선정된 두 감독님께서도 이러한 심사위원들의 우려에 귀 기울여 멋진 작품을 완성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심사위원을 대표하여 감독 이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