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회 대구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선정작과 심사평을 아래와 같이 공지합니다.
선정된 작품들에 대해 개별연락을 통해 향후 진행사항을 안내드릴 예정입니다.
대구단편영화제에 출품해 주신 모든 창작자와 관계자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선정되신 감독님들께는 각별한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2024년 8월 21일, 대구에서 뵙겠습니다.
국내경쟁 (총 32편)
01 8월의 크리스마스 (이가홍/극영화)
02 검지 (유이선/극영화)
03 곰팡이 (박한얼/애니메이션)
04 내 귀가 되어줘 (장동윤/극영화)
05 녹번동 (김필수/극영화)
06 디-데이, 프라이데이 (이이다/극영화)
07 뜬구름 (신석호/애니메이션)
08 러브 데스 도그 (권동현, 권세정/다큐멘터리)
09 매일매일 일요일 (한건희/극영화)
10 메이 앤 준 (박천현/극영화)
11 명태 (유이수/극영화)
12 밝은 방 (구봄/극영화)
13 부동 (김희준, 김세영/극, 실험)
14 수용성 (류승빈/극영화)
15 스위밍 (서새롬/애니메이션)
16 스즈키 (안정민/극영화)
17 스쿼터 (이한들/극, 실험)
18 어깨 (김재형/극영화)
19 에라! (신지수/극영화)
20 여름의 건널목 (김가은/극영화)
21 우리의 여정 (변지우, 이다은/극영화)
22 유예 (이주빈/극영화)
23 음어오아 (최나혜/극영화)
24 작별 (공선정/극영화)
25 차가운 숨 (채한영/극영화)
26 촛불에 부는 바람 (이다영/극영화)
27 치킨맨 (김현빈/극영화)
28 치통보다 낯선 (오지현/극영화)
29 탄피 (김재민/극영화)
30 트랙_잉 (이찬열, 조한나, 삼갈 락힘, 알리 티니베코브/다큐, 실험)
31 틱탁 (강다연/극영화)
32 헨젤: 두 개의 교복치마 (임지선/극영화)
심사평
이른바 ‘단편의 묘미’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간의 제약을 도리어 강점으로 바꾸어 낸 작품을 두고 흔히들 그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참 느끼기 힘듭니다. 대부분 상영시간이 길기 때문입니다. 10분, 아니, 5분 정도면 충분할 영화가 30분가량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영화는 매체의 형식과 문법으로 창출할 수 있는 영화적 밀도와 긴장을 보여주지 못하기 마련입니다. 단편영화 예심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그와 같은 밀도와 긴장이 부재하는 시간을 끈질기게 견뎌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좋은 영화와 마주하고 자극받으며 그 인내의 시간을 보상받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 시간을 거쳐 6명의 예심위원이 총 32편의 경쟁 작품을 선정하였습니다. 완성도와 독창성, 대범함과 성실함과 같은 여러 기준을 통과한 작품들입니다.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만장일치로 선정된 작품은 없었습니다. 작품의 질이 전반적으로 저하되어서 그런가 하는 의구심이 들 법도 합니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어보면 이건 꽤 희소식입니다. 그만큼 다채로운 결의 작품이 다양한 시각의 예심위원에 의해 선정되었다는 뜻이니까요. 의견이 갈려 상영 기회를 받지 못할 뻔했다가 일종의 위원별 ‘슈퍼패스’처럼 건져 올린 작품은 영화제를 찾은 관객에게도 뜻밖의 선물 같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총 1,203편의 심사작 중에서는 장르영화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지고 조금 더 표현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들이 보였습니다. 가족을 소재로 한 작품이 이전보다 줄었으며, 한때 한국 단편 영화의 큰 조류를 형성한 청년 실업 문제를 다룬 작품도 대폭 감소했습니다. 그 대신 친구와 직장 생활 등, 사회적 관계를 조망한 작품이 도드라졌습니다. 특히 교복 입은 학생들의 이야기가 무척 많았습니다. 사회관계망 속에서 타자와 어떤 관계를 이루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4:3 화면비가 더욱 많아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작년 예심에서도 4:3 화면비가 많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더 늘어난 양상을 보였습니다. 소셜미디어의 영향만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로가 짧은 화면이 지금 이 시대에는 ‘특이한 선택’처럼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추정이 있었습니다. 그런 탓에 역설적으로 그리 특별하지 않은 선택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내용과 형식의 관계를 기반으로 하여 화면비를 의미 있는 영화적 요소로 활용할 수 있는 고민이 조금 더 필요해 보였습니다. 또한, 4:3 화면비 경우와 비슷하게 기술의 발달과 뉴진스로 대표되는 신종 노스탤지어의 영향인지, ‘아날로그’처럼 보이는 ‘필름룩’을 장착하려는 작품도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화면을 그저 예쁘게 만들려는 노력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인상도 주었습니다.
올해에는 작년보다 주목할 만한 다큐멘터리 작품이 더욱 줄어든 현상을 보였으며, 다큐멘터리와 실험영화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상황도 이전과 이어졌습니다. 다큐멘터리에 어떤 것을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에 대한 망설임과 머뭇거림이 느껴지는 경향이었고, 다음에는 조금 더 대범하고 모험적인 시도가 있기를 희망하게 했습니다.
각 예심위원당 360여 편의 단편 작품을 보고 많은 시간을 들이면서 한국 단편 영화의 큰 흐름, 더 나아가 한국 영화의 큰 흐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웹드라마’와 ‘단편영화’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진 상황에서, ‘영화’의 역량과 가능성에 더욱 활기찬 시각으로 접근하는 작품이 더욱 늘어나기를 기대합니다. 모든 영화 창작자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응원합니다.
애플시네마 (총 7편)
01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진현정/극영화)
02 모르게 (박재현/극영화)
03 새 (김운영/극영화)
04 야식금지클럽 (김은영/극영화)
05 왜행성 (이호철/극영화)
06 잡으러 가자 (양지은/극영화)
07 헤어 나올 수 없는 (이한오/극영화)
심사평
애플시네마 작품을 얼마나 선정할 것인지 오래 고민했습니다. 영화제 운영에 무리가 되더라도 지역 영화를 지지하는 의미에서 더 많은 영화를 고르는 게 좋을지, 아니면 경쟁 부문 작품들과 잘 어우러질 만한 영화만 엄선해서 고르는 게 좋을지 고심하였습니다. 고심 끝에 7편을 최종 선정하였으며, 선정된 영화는 탄탄한 극적 구조를 보여주거나, 개성 있는 시도를 하거나, 다루는 대상에 대한 세심한 접근이 보이는 작품들입니다. 단지 예쁘게 보이려고 애쓰거나 지역성을 피상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며, ‘지역 영화’라는 틀에도 갇히지도 않는 영화들이었습니다. 이 작품들이 자극제가 되어 지역에서 더 활발히 영화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 심사위원단
김현정 감독
배종대 감독
서성희 평론가
임선애 감독
최창환 감독
한창욱 평론가 (이상 6명)
제 25회 대구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선정작과 심사평을 아래와 같이 공지합니다.
선정된 작품들에 대해 개별연락을 통해 향후 진행사항을 안내드릴 예정입니다.
대구단편영화제에 출품해 주신 모든 창작자와 관계자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선정되신 감독님들께는 각별한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2024년 8월 21일, 대구에서 뵙겠습니다.
국내경쟁 (총 32편)
01 8월의 크리스마스 (이가홍/극영화)
02 검지 (유이선/극영화)
03 곰팡이 (박한얼/애니메이션)
04 내 귀가 되어줘 (장동윤/극영화)
05 녹번동 (김필수/극영화)
06 디-데이, 프라이데이 (이이다/극영화)
07 뜬구름 (신석호/애니메이션)
08 러브 데스 도그 (권동현, 권세정/다큐멘터리)
09 매일매일 일요일 (한건희/극영화)
10 메이 앤 준 (박천현/극영화)
11 명태 (유이수/극영화)
12 밝은 방 (구봄/극영화)
13 부동 (김희준, 김세영/극, 실험)
14 수용성 (류승빈/극영화)
15 스위밍 (서새롬/애니메이션)
16 스즈키 (안정민/극영화)
17 스쿼터 (이한들/극, 실험)
18 어깨 (김재형/극영화)
19 에라! (신지수/극영화)
20 여름의 건널목 (김가은/극영화)
21 우리의 여정 (변지우, 이다은/극영화)
22 유예 (이주빈/극영화)
23 음어오아 (최나혜/극영화)
24 작별 (공선정/극영화)
25 차가운 숨 (채한영/극영화)
26 촛불에 부는 바람 (이다영/극영화)
27 치킨맨 (김현빈/극영화)
28 치통보다 낯선 (오지현/극영화)
29 탄피 (김재민/극영화)
30 트랙_잉 (이찬열, 조한나, 삼갈 락힘, 알리 티니베코브/다큐, 실험)
31 틱탁 (강다연/극영화)
32 헨젤: 두 개의 교복치마 (임지선/극영화)
심사평
이른바 ‘단편의 묘미’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간의 제약을 도리어 강점으로 바꾸어 낸 작품을 두고 흔히들 그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참 느끼기 힘듭니다. 대부분 상영시간이 길기 때문입니다. 10분, 아니, 5분 정도면 충분할 영화가 30분가량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영화는 매체의 형식과 문법으로 창출할 수 있는 영화적 밀도와 긴장을 보여주지 못하기 마련입니다. 단편영화 예심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그와 같은 밀도와 긴장이 부재하는 시간을 끈질기게 견뎌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좋은 영화와 마주하고 자극받으며 그 인내의 시간을 보상받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 시간을 거쳐 6명의 예심위원이 총 32편의 경쟁 작품을 선정하였습니다. 완성도와 독창성, 대범함과 성실함과 같은 여러 기준을 통과한 작품들입니다.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만장일치로 선정된 작품은 없었습니다. 작품의 질이 전반적으로 저하되어서 그런가 하는 의구심이 들 법도 합니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어보면 이건 꽤 희소식입니다. 그만큼 다채로운 결의 작품이 다양한 시각의 예심위원에 의해 선정되었다는 뜻이니까요. 의견이 갈려 상영 기회를 받지 못할 뻔했다가 일종의 위원별 ‘슈퍼패스’처럼 건져 올린 작품은 영화제를 찾은 관객에게도 뜻밖의 선물 같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총 1,203편의 심사작 중에서는 장르영화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지고 조금 더 표현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들이 보였습니다. 가족을 소재로 한 작품이 이전보다 줄었으며, 한때 한국 단편 영화의 큰 조류를 형성한 청년 실업 문제를 다룬 작품도 대폭 감소했습니다. 그 대신 친구와 직장 생활 등, 사회적 관계를 조망한 작품이 도드라졌습니다. 특히 교복 입은 학생들의 이야기가 무척 많았습니다. 사회관계망 속에서 타자와 어떤 관계를 이루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4:3 화면비가 더욱 많아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작년 예심에서도 4:3 화면비가 많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더 늘어난 양상을 보였습니다. 소셜미디어의 영향만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로가 짧은 화면이 지금 이 시대에는 ‘특이한 선택’처럼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추정이 있었습니다. 그런 탓에 역설적으로 그리 특별하지 않은 선택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내용과 형식의 관계를 기반으로 하여 화면비를 의미 있는 영화적 요소로 활용할 수 있는 고민이 조금 더 필요해 보였습니다. 또한, 4:3 화면비 경우와 비슷하게 기술의 발달과 뉴진스로 대표되는 신종 노스탤지어의 영향인지, ‘아날로그’처럼 보이는 ‘필름룩’을 장착하려는 작품도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화면을 그저 예쁘게 만들려는 노력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인상도 주었습니다.
올해에는 작년보다 주목할 만한 다큐멘터리 작품이 더욱 줄어든 현상을 보였으며, 다큐멘터리와 실험영화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상황도 이전과 이어졌습니다. 다큐멘터리에 어떤 것을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에 대한 망설임과 머뭇거림이 느껴지는 경향이었고, 다음에는 조금 더 대범하고 모험적인 시도가 있기를 희망하게 했습니다.
각 예심위원당 360여 편의 단편 작품을 보고 많은 시간을 들이면서 한국 단편 영화의 큰 흐름, 더 나아가 한국 영화의 큰 흐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웹드라마’와 ‘단편영화’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진 상황에서, ‘영화’의 역량과 가능성에 더욱 활기찬 시각으로 접근하는 작품이 더욱 늘어나기를 기대합니다. 모든 영화 창작자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응원합니다.
애플시네마 (총 7편)
01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진현정/극영화)
02 모르게 (박재현/극영화)
03 새 (김운영/극영화)
04 야식금지클럽 (김은영/극영화)
05 왜행성 (이호철/극영화)
06 잡으러 가자 (양지은/극영화)
07 헤어 나올 수 없는 (이한오/극영화)
심사평
애플시네마 작품을 얼마나 선정할 것인지 오래 고민했습니다. 영화제 운영에 무리가 되더라도 지역 영화를 지지하는 의미에서 더 많은 영화를 고르는 게 좋을지, 아니면 경쟁 부문 작품들과 잘 어우러질 만한 영화만 엄선해서 고르는 게 좋을지 고심하였습니다. 고심 끝에 7편을 최종 선정하였으며, 선정된 영화는 탄탄한 극적 구조를 보여주거나, 개성 있는 시도를 하거나, 다루는 대상에 대한 세심한 접근이 보이는 작품들입니다. 단지 예쁘게 보이려고 애쓰거나 지역성을 피상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며, ‘지역 영화’라는 틀에도 갇히지도 않는 영화들이었습니다. 이 작품들이 자극제가 되어 지역에서 더 활발히 영화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 심사위원단
김현정 감독
배종대 감독
서성희 평론가
임선애 감독
최창환 감독
한창욱 평론가 (이상 6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