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거나 느리거나 혹은 속도를 묵살하듯 뒤로 달린다. 때로 익살맞고 때로 허를 찌른다. 정다희 감독의 <움직임의 사전>은 무람없이 평화로운 상대성의 코스모스를 선보이는 애니메이션이다. 어떤 아프리카의 바오밥나무는 10분 동안 0.008mm만큼 자라고 그사이 강아지는 12km를 달리며 지구는 태양 주위를 18000km 돈다. 어떤 속도는 가까이에서 보면 아찔한 카오스지만 아득히 멀리서 보면 우아하며 조화롭다. 작품은 우리가 품은 기준을 생경하게 바라보게 하는데, 각자에게 적당한 속도와 반응이 있으며 너무도 다른 서로의 역할이 맞물리며 광대한 상대성의 세계가 운행된다는 것. 정다희 감독은 <나무의 시간>(2013), <의자 위의 남자>(2014), <빈방>(2016) 등으로 꾸준히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왔다. 작품은 움직임의 상대적인 감각을 선보이는 동시에 스크린, 캔버스, 창과 같은 프레임의 안과 밖의 기준을 낯설게 뒤바꾸며 감각을 훈련시킨다. 성찰의 깊이를 사유하며 보아도 좋지만, 마음의 긴장을 늦추고 보아도 유쾌하고 꽤나 사려 깊다.
움직임의 사전 Movements (2019, 애니, 10min, 국내경쟁)
08/24 19:30 롯데시네마 프리미엄 만경 3관
08/26 13:50 오오극장
빠르거나 느리거나 혹은 속도를 묵살하듯 뒤로 달린다. 때로 익살맞고 때로 허를 찌른다. 정다희 감독의 <움직임의 사전>은 무람없이 평화로운 상대성의 코스모스를 선보이는 애니메이션이다. 어떤 아프리카의 바오밥나무는 10분 동안 0.008mm만큼 자라고 그사이 강아지는 12km를 달리며 지구는 태양 주위를 18000km 돈다. 어떤 속도는 가까이에서 보면 아찔한 카오스지만 아득히 멀리서 보면 우아하며 조화롭다. 작품은 우리가 품은 기준을 생경하게 바라보게 하는데, 각자에게 적당한 속도와 반응이 있으며 너무도 다른 서로의 역할이 맞물리며 광대한 상대성의 세계가 운행된다는 것. 정다희 감독은 <나무의 시간>(2013), <의자 위의 남자>(2014), <빈방>(2016) 등으로 꾸준히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왔다. 작품은 움직임의 상대적인 감각을 선보이는 동시에 스크린, 캔버스, 창과 같은 프레임의 안과 밖의 기준을 낯설게 뒤바꾸며 감각을 훈련시킨다. 성찰의 깊이를 사유하며 보아도 좋지만, 마음의 긴장을 늦추고 보아도 유쾌하고 꽤나 사려 깊다.
(제 20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 송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