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날, 경쟁1 GV 현장
8월 25일 일요일, 메가박스 프리미엄 만경관에서 <트랙_잉> 이찬열 감독, <명태>의 유이수 감독, <잡으러 가자>의 양지은 감독과 서하림, 문창준 배우가 GV로 관객들을 찾았다.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 한창욱 평론가가 모더레이터로 함께했다.
M 영화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찬열 감독 <트랙_잉> 공동 연출한 이찬열입니다. 한국 감독과 카자흐스탄 감독 각각 둘씩 총 네 명이 협업한 작품입니다.
유이수 감독 <명태> 연출한 유이수입니다.
양지은 감독 <잡으러 가자>를 연출한 양지은입니다.
M 제작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찬열 감독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 교류 워크숍에서 제작된 작품입니다.
유이수 감독 <명태>는 제 대학 졸업작품입니다. 제가 태어나고 성장한 속초를 배경으로 작업해보고 싶었고 속초와 고성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얻어서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양지은 감독 대구영화학교의 졸업작품입니다. 시나리오를 어떤 걸 써야 하나 고민하던 중 작년 영주에서 악어가 출몰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파충류 가게 사장님께서 악어는 고가이기에, 정말 악어가 맞다면 본인이 잡으러 가고 싶다는 인터뷰를 하신 걸 봤습니다. 그 인터뷰를 보고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에서 시작된 영화입니다.
M <잡으러가자>는 캐릭터의 성격이 중요한 작품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캐릭터 간의 호흡이 중요할 것 같은데, 현장에서 어떻게 맞춰갔는지 궁금합니다.
문창준 배우 이 작품이 너무 무거워지면 안 될 거 같아서 매 장면마다 유머 한 스푼을 넣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양지은 감독 주인공 두 명은 영화 속에서 동갑 커플인 설정인데, 실제로도 배우 두 분이 동갑이셔서 케미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Q <잡으러 가자>는 배경도 대구이며 제작도 대구에서 했는데, 서울에서 주로 활동하시는 배우분들을 섭외한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양지은 감독 대구에서 활동하고 계신 배우님들께도 연락을 드렸지만,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또 프로필을 받았을 떄 이 두 분이 가장 끌림이 있었습니다.
M 유이수 감독님, 왜 여러 물고기 중 왜 명태인가요?
유이수 감독 사실 더 이상 동해안에서 명태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로케이션도 많이 보러 다녔고, 실제로 고성 주민분들을 만나 뵈며 협조를 구하고 명태도 찾으러 다니며 영화 제목이 명태라고 말씀 드리니 다들 반가워해 주셨습니다. 실제로 명태는 주민분들이 먹고살 수 있도록 해준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M 영화 속 배우들이 무게감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분들과 작업을 한다는 게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유이수 감독 이미지와 연기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처음부터 그분들을 생각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생각도 안 했습니다. 시나리오를 보내드렸을 때 다들 공감해 주시고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고 참여해 주셨어요. 함께 회의를 하며 열정과 아이디어가 넘치셔서 많이 배웠습니다.
Q <명태>에 옥순의 얼굴이 타이트하게 잡힌 장면에서 떨림과 아들이 그럴 리 없다는 굳은 믿음이 드러났는데요.
유이수 감독 옥순은 그 순간에 영화가 거짓말했다는 걸 직감했다고 생각해요. 아들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지만 사실 영화에 대한 어떠한 신뢰가 전부 깨지는 순간이었던 거 같아요.
M 이찬열 감독님, 영화의 제목이 왜 ‘트래킹’이 아니라 ‘트랙_잉’ 인가요?
이찬열 감독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싶었습니다. ‘트랙’만 두고보면 기차, 선로를 의미해요. 또 저희가 이미지를 추적하고 분석할 때 쓰는 ‘트래킹’을 의미로 두고 'ing'를 별도로 분리해서 함께 사용했습니다. 또 그 사이에 코딩할 때 자주 쓰는 기호인 언더바를 넣어서 <트랙_잉>이라는 제목을 완성했습니다.
M <트랙_잉>은 어떻게 보면 심오한 얘기도 많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는데요. 이 영화에는 객관적인 정보 값들과 주관적인 정보 값들이 등장합니다. 그런 것들을 배치할 때의 발상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찬열 감독 평소에 영화를 제작할 때 항상 느끼는 게 영화가 하나의 위태로운 세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 하나만 틀어져도 와르르 무너지니까요. 그 부분이 항상 신기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를 제작할 때도 카자흐스탄과 한국이라는 두 국가가 만나다 보니 그러한 서사와 관점의 위태로움이 많이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처음에 말씀드린 단일한 시점 혹은 서사의 위태로움 자체를 영화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했습니다.
Q <트랙_잉>이라는 영화의 시작이 아닌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어떤 목적으로 이동을 하게 되는 건가요?
이찬열 감독 조금 전에 서사의 위태로움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설명드렸는데요, 서사의 위태로움이라는 게 동시에 윤리적 문제도 안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이야기가 합리적으로 말이 되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이거나 옳은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항상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거든요. 특히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임의로 편집을 하면 어떤 부분은 당연히 말이 되겠죠. 하지만 저희가 영화를 찍고 이 소재를 다루며 봐온 것들에서 인물이든 역사적인 사건이든 현실과 재현의 세계는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은 네 명의 감독이 함께 제작했기에 저마다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제 입장만 두고 얘기하자면 저는 그런 서사의 위태로움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의미라는 게 이 영화 속에서는 만들어지려 하면서도 만들어지지 않잖아요. 이게 서로 문화와 언어, 살아온 배경이 다른 네 명의 감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작업을 하며 깨달은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얘기했는데,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이해를 할까? 그런데 이거는 이거대로 또 말이 되는 거 같은데? 왜 우리가 말하는 두 가지 이야기는 서로 연결이 되지 않을까?”와 같은 식으로요. 보시면 네모들의 색이 다 달라요. 이것들은 사실 각 감독이 가지고 있는 색이에요. 참고로 저는 파란색입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저희가 처음에는 하고 싶은 걸 아무거나 다 해보려 했거든요. 거기서 가져온 다양한 아이디어들의 조각들이에요. 작업의 중반부까지는 그것들을 한 가지 괜찮은 이야기의 형태로 만들 수 있다고 믿었어요. 하지만 안 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안되는 혼란스러운 현장 가운데 관객분들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짧은 인사와 함께 GV를 마무리했다.
글 / 데일리팀 박지원
사진 / 홍보팀 정태경
다섯째 날, 경쟁1 GV 현장
8월 25일 일요일, 메가박스 프리미엄 만경관에서 <트랙_잉> 이찬열 감독, <명태>의 유이수 감독, <잡으러 가자>의 양지은 감독과 서하림, 문창준 배우가 GV로 관객들을 찾았다.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 한창욱 평론가가 모더레이터로 함께했다.
M 영화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찬열 감독 <트랙_잉> 공동 연출한 이찬열입니다. 한국 감독과 카자흐스탄 감독 각각 둘씩 총 네 명이 협업한 작품입니다.
유이수 감독 <명태> 연출한 유이수입니다.
양지은 감독 <잡으러 가자>를 연출한 양지은입니다.
M 제작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찬열 감독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 교류 워크숍에서 제작된 작품입니다.
유이수 감독 <명태>는 제 대학 졸업작품입니다. 제가 태어나고 성장한 속초를 배경으로 작업해보고 싶었고 속초와 고성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얻어서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양지은 감독 대구영화학교의 졸업작품입니다. 시나리오를 어떤 걸 써야 하나 고민하던 중 작년 영주에서 악어가 출몰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파충류 가게 사장님께서 악어는 고가이기에, 정말 악어가 맞다면 본인이 잡으러 가고 싶다는 인터뷰를 하신 걸 봤습니다. 그 인터뷰를 보고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에서 시작된 영화입니다.
M <잡으러가자>는 캐릭터의 성격이 중요한 작품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캐릭터 간의 호흡이 중요할 것 같은데, 현장에서 어떻게 맞춰갔는지 궁금합니다.
문창준 배우 이 작품이 너무 무거워지면 안 될 거 같아서 매 장면마다 유머 한 스푼을 넣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양지은 감독 주인공 두 명은 영화 속에서 동갑 커플인 설정인데, 실제로도 배우 두 분이 동갑이셔서 케미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Q <잡으러 가자>는 배경도 대구이며 제작도 대구에서 했는데, 서울에서 주로 활동하시는 배우분들을 섭외한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양지은 감독 대구에서 활동하고 계신 배우님들께도 연락을 드렸지만,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또 프로필을 받았을 떄 이 두 분이 가장 끌림이 있었습니다.
M 유이수 감독님, 왜 여러 물고기 중 왜 명태인가요?
유이수 감독 사실 더 이상 동해안에서 명태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로케이션도 많이 보러 다녔고, 실제로 고성 주민분들을 만나 뵈며 협조를 구하고 명태도 찾으러 다니며 영화 제목이 명태라고 말씀 드리니 다들 반가워해 주셨습니다. 실제로 명태는 주민분들이 먹고살 수 있도록 해준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M 영화 속 배우들이 무게감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분들과 작업을 한다는 게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유이수 감독 이미지와 연기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처음부터 그분들을 생각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생각도 안 했습니다. 시나리오를 보내드렸을 때 다들 공감해 주시고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고 참여해 주셨어요. 함께 회의를 하며 열정과 아이디어가 넘치셔서 많이 배웠습니다.
Q <명태>에 옥순의 얼굴이 타이트하게 잡힌 장면에서 떨림과 아들이 그럴 리 없다는 굳은 믿음이 드러났는데요.
유이수 감독 옥순은 그 순간에 영화가 거짓말했다는 걸 직감했다고 생각해요. 아들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지만 사실 영화에 대한 어떠한 신뢰가 전부 깨지는 순간이었던 거 같아요.
M 이찬열 감독님, 영화의 제목이 왜 ‘트래킹’이 아니라 ‘트랙_잉’ 인가요?
이찬열 감독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싶었습니다. ‘트랙’만 두고보면 기차, 선로를 의미해요. 또 저희가 이미지를 추적하고 분석할 때 쓰는 ‘트래킹’을 의미로 두고 'ing'를 별도로 분리해서 함께 사용했습니다. 또 그 사이에 코딩할 때 자주 쓰는 기호인 언더바를 넣어서 <트랙_잉>이라는 제목을 완성했습니다.
M <트랙_잉>은 어떻게 보면 심오한 얘기도 많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는데요. 이 영화에는 객관적인 정보 값들과 주관적인 정보 값들이 등장합니다. 그런 것들을 배치할 때의 발상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찬열 감독 평소에 영화를 제작할 때 항상 느끼는 게 영화가 하나의 위태로운 세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 하나만 틀어져도 와르르 무너지니까요. 그 부분이 항상 신기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를 제작할 때도 카자흐스탄과 한국이라는 두 국가가 만나다 보니 그러한 서사와 관점의 위태로움이 많이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처음에 말씀드린 단일한 시점 혹은 서사의 위태로움 자체를 영화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했습니다.
Q <트랙_잉>이라는 영화의 시작이 아닌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어떤 목적으로 이동을 하게 되는 건가요?
이찬열 감독 조금 전에 서사의 위태로움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설명드렸는데요, 서사의 위태로움이라는 게 동시에 윤리적 문제도 안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이야기가 합리적으로 말이 되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이거나 옳은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항상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거든요. 특히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임의로 편집을 하면 어떤 부분은 당연히 말이 되겠죠. 하지만 저희가 영화를 찍고 이 소재를 다루며 봐온 것들에서 인물이든 역사적인 사건이든 현실과 재현의 세계는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은 네 명의 감독이 함께 제작했기에 저마다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제 입장만 두고 얘기하자면 저는 그런 서사의 위태로움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의미라는 게 이 영화 속에서는 만들어지려 하면서도 만들어지지 않잖아요. 이게 서로 문화와 언어, 살아온 배경이 다른 네 명의 감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작업을 하며 깨달은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얘기했는데,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이해를 할까? 그런데 이거는 이거대로 또 말이 되는 거 같은데? 왜 우리가 말하는 두 가지 이야기는 서로 연결이 되지 않을까?”와 같은 식으로요. 보시면 네모들의 색이 다 달라요. 이것들은 사실 각 감독이 가지고 있는 색이에요. 참고로 저는 파란색입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저희가 처음에는 하고 싶은 걸 아무거나 다 해보려 했거든요. 거기서 가져온 다양한 아이디어들의 조각들이에요. 작업의 중반부까지는 그것들을 한 가지 괜찮은 이야기의 형태로 만들 수 있다고 믿었어요. 하지만 안 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안되는 혼란스러운 현장 가운데 관객분들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짧은 인사와 함께 GV를 마무리했다.
글 / 데일리팀 박지원
사진 / 홍보팀 정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