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 경쟁10 GV 현장
8월 23일 금요일, 메가박스 프리미엄 만경관에서 <작별>의 공선정 감독, <스위밍>의 서새롬 감독과 배이삭 미술감독, <왜행성>의 이호철 감독과 안민영 배우가 GV로 관객들을 찾았다. 최창환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이 모더레이터로 함께했다.
M(사회자) <왜행성>은 어떻게 만들어진 이야기인가요?
이호철 감독 겉도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습니다. 제 무의식 중에 존재하던 이야기를 찾아 썼습니다.
M <스위밍>은 어떻게 만들어진 이야기인가요?
서새롬 감독 소셜미디어가 청소년 자살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페이스북에서 봤습니다. 보이지 않는 의식이 우리의 삶과 죽음에 영향을 미치는데 우리는 그걸 잘 모르고 있구나 하는 마음에 만들게 되었습니다.
M 미술감독님과 감독님의 관계에 대해서 관객분들께 설명 부탁드립니다.
배이삭 미술감독 감독님께서 큰 스토리를 잡으시면 저는 그냥 관객의 눈으로 바라봐요. 디테일에 관련된 부분은 많이 알아보고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공동작업자예요.
공선정 감독 <작별>을 만들게 된 계기는, 이태원 참사 일주기를 지날 때가 딱 학교에서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시나리오를 쓸 때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제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참사와 관련된 얘기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애도하는 마음을 담아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M 저도 영화를 만들지만 이런 거대한 참사를 영화로 제작할 때는 소재주의라는 비판이 걱정되셨을 텐데 어떻게 돌파하셨나요?
공선정 감독 저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렇지만 사고 앞에서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침묵하는 것도 무책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냈고, 연출을 하는 과정에서 나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피해자의 지인이나 유가족을 묘사하는 방식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타자화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장면을 구성했습니다.
Q <작별>을 볼 때 전체적으로 영화가 화면에 필터를 끼운 듯 안개가 낀 것 같았습니다. 주인공이 한 발짝 떨어져서 회상하는 것 같다고 개인적으로 느꼈는데, 맞나요?
공선정 감독 의도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주인공이 여전히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배우의 연기 및 배우와 카메라의 거리감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에 친구의 집에 가기 전까지 그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꿈을 통해 아직 친구와 작별하지 못한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결국 친구 집에 가서 스스로 극복하는 모습을 의도했습니다.
Q <스위밍> 2편이 나오나요?
서새롬 감독 너무 제작하고 싶습니다. 제작비가 모인다면 할 예정입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나라고 느끼는 것이 사실 내가 아니라 외부에서 들어온 무언가의 의식들이라는 말이에요. 그러면 그걸 나라고 믿는 믿음, 그리고 내 것이 있다는 믿음조차도 한 번쯤 의심해 봐야 하는 거 아닐까요? 내 주변 것들이 나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선명하지 않은 경계를 <스위밍>을 통해 한 번쯤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M <작별>과 <왜행성>은 각각 거대한 사건, 가족사라는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지만 모두 개인의 고통과 상실을 말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그런데 형식적인 부분에서는 정반대인 것으로 보입니다.
공선정 감독 카메라가 인물의 시선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제 삼자의 시선을 대변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카메라는 인물에게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화장실에는 따라가지 않는 것 같은 형식으로 자의적으로 움직이는 듯한 연출을 의도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소재주의에 빠지고 싶지 않고 타자화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 인물을 만들긴 했지만 그 인물의 모든 감정을 아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연출했습니다.
이호철 감독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겉도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선정 감독님과는 반대로 인물에 가까이 다가가서 너무 공감하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그렇게 이 겉도는 사람이 어떤 걸음을 걷고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형식적으로 표현하려 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상실에 대해 생각하고 작품을 썼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상실보다는 누구나 마음 속에 자기의 공간과 틀이 있잖아요. 저는 그 부분을 깨고 싶었어요. 그래서 태양이의 엄마를 왜 죽였을까에 대해 계속 생각해봤는데 그건 상실의 의미가 아닌, 태양이가 틀을 넘기 위해 필요할 수밖에 없겠다 생각했어요.
Q 왜행성에서 마지막 부분에서 신발이 강조된 거 같은데요. 신발은 어떤 의미로 장면에 들어간 건가요?
이호철 감독 신발은 엄마가 낫기를 바라는 태양의 마음이 담겨있는 선물입니다. 신발을 신고 어디든 갈 수 있잖아요. 그렇지만 신발이라는 선물이 원하는 바와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모순적인 걸 연출했습니다. 또 마지막에 신발이 계속 걸려있는 건 어떻게 보면 신발이 엄마 죽음의 트리거가 되었잖아요. 그래서 태양에게는 마음의 짐,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다는 걸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짧은 인사와 함께 GV를 마무리했다.
글 / 데일리팀 박지원
사진 / 홍보팀 정태경
셋째 날, 경쟁10 GV 현장
8월 23일 금요일, 메가박스 프리미엄 만경관에서 <작별>의 공선정 감독, <스위밍>의 서새롬 감독과 배이삭 미술감독, <왜행성>의 이호철 감독과 안민영 배우가 GV로 관객들을 찾았다. 최창환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이 모더레이터로 함께했다.
M(사회자) <왜행성>은 어떻게 만들어진 이야기인가요?
이호철 감독 겉도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습니다. 제 무의식 중에 존재하던 이야기를 찾아 썼습니다.
M <스위밍>은 어떻게 만들어진 이야기인가요?
서새롬 감독 소셜미디어가 청소년 자살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페이스북에서 봤습니다. 보이지 않는 의식이 우리의 삶과 죽음에 영향을 미치는데 우리는 그걸 잘 모르고 있구나 하는 마음에 만들게 되었습니다.
M 미술감독님과 감독님의 관계에 대해서 관객분들께 설명 부탁드립니다.
배이삭 미술감독 감독님께서 큰 스토리를 잡으시면 저는 그냥 관객의 눈으로 바라봐요. 디테일에 관련된 부분은 많이 알아보고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공동작업자예요.
공선정 감독 <작별>을 만들게 된 계기는, 이태원 참사 일주기를 지날 때가 딱 학교에서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시나리오를 쓸 때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제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참사와 관련된 얘기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애도하는 마음을 담아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M 저도 영화를 만들지만 이런 거대한 참사를 영화로 제작할 때는 소재주의라는 비판이 걱정되셨을 텐데 어떻게 돌파하셨나요?
공선정 감독 저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렇지만 사고 앞에서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침묵하는 것도 무책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냈고, 연출을 하는 과정에서 나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피해자의 지인이나 유가족을 묘사하는 방식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타자화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장면을 구성했습니다.
Q <작별>을 볼 때 전체적으로 영화가 화면에 필터를 끼운 듯 안개가 낀 것 같았습니다. 주인공이 한 발짝 떨어져서 회상하는 것 같다고 개인적으로 느꼈는데, 맞나요?
공선정 감독 의도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주인공이 여전히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배우의 연기 및 배우와 카메라의 거리감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에 친구의 집에 가기 전까지 그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꿈을 통해 아직 친구와 작별하지 못한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결국 친구 집에 가서 스스로 극복하는 모습을 의도했습니다.
Q <스위밍> 2편이 나오나요?
서새롬 감독 너무 제작하고 싶습니다. 제작비가 모인다면 할 예정입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나라고 느끼는 것이 사실 내가 아니라 외부에서 들어온 무언가의 의식들이라는 말이에요. 그러면 그걸 나라고 믿는 믿음, 그리고 내 것이 있다는 믿음조차도 한 번쯤 의심해 봐야 하는 거 아닐까요? 내 주변 것들이 나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선명하지 않은 경계를 <스위밍>을 통해 한 번쯤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M <작별>과 <왜행성>은 각각 거대한 사건, 가족사라는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지만 모두 개인의 고통과 상실을 말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그런데 형식적인 부분에서는 정반대인 것으로 보입니다.
공선정 감독 카메라가 인물의 시선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제 삼자의 시선을 대변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카메라는 인물에게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화장실에는 따라가지 않는 것 같은 형식으로 자의적으로 움직이는 듯한 연출을 의도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소재주의에 빠지고 싶지 않고 타자화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 인물을 만들긴 했지만 그 인물의 모든 감정을 아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연출했습니다.
이호철 감독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겉도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선정 감독님과는 반대로 인물에 가까이 다가가서 너무 공감하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그렇게 이 겉도는 사람이 어떤 걸음을 걷고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형식적으로 표현하려 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상실에 대해 생각하고 작품을 썼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상실보다는 누구나 마음 속에 자기의 공간과 틀이 있잖아요. 저는 그 부분을 깨고 싶었어요. 그래서 태양이의 엄마를 왜 죽였을까에 대해 계속 생각해봤는데 그건 상실의 의미가 아닌, 태양이가 틀을 넘기 위해 필요할 수밖에 없겠다 생각했어요.
Q 왜행성에서 마지막 부분에서 신발이 강조된 거 같은데요. 신발은 어떤 의미로 장면에 들어간 건가요?
이호철 감독 신발은 엄마가 낫기를 바라는 태양의 마음이 담겨있는 선물입니다. 신발을 신고 어디든 갈 수 있잖아요. 그렇지만 신발이라는 선물이 원하는 바와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모순적인 걸 연출했습니다. 또 마지막에 신발이 계속 걸려있는 건 어떻게 보면 신발이 엄마 죽음의 트리거가 되었잖아요. 그래서 태양에게는 마음의 짐,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다는 걸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짧은 인사와 함께 GV를 마무리했다.
글 / 데일리팀 박지원
사진 / 홍보팀 정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