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경쟁 1> GV 현장
비가 쏟아지는 오후, 오오극장에서는 <경쟁 1>의 상영 및 GV가 진행되었다. GV에는 영화 <유령극>의 김현정 감독과 서인수 배우, <50cm>의 김서정 감독과 신가영 배우, <아무 잘못 없는> 박찬우 감독과 한기옥 배우가 참석했다. 그리고 사회에는 류승원 모더레이터가 함께했다.
M(사회자) : <유령극> 영화의 흩어져 있는 서사 사이에 배우님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연기하신 지점이 궁금합니다.
서인수 배우 : (연기는) 제가 생각하는 캐릭터와,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캐릭터 그리고 보여지는 나 사이의 합의점 같은 것이라. 해도 되는 부분과 해도 안 되는 부분들 사이에서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M : 김현정 감독님의 <유령극> 은 감독님의 지난 작품들과는 달라 보이는데요. 지난 작품들은 인물에게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공간에 집중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전의 작업 방식과 차이점이 있었을까요?
김현정 감독 : <유령극>은 원주 아카데미 극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제가 예전에 원주에서 영화 강의를 하며 그 극장이 시민들의 모금 활동으로 보존 사업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장편영화를 찍고, 영화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하며 전에 중요시 여겼던 개연성이나 현실고증 같은 부분을 흩트려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만의 정답을 영화에 담고 싶어서, 물론 영화 안에 내터리브가 있긴하지만 공간이나, 다른 생각들이 더 많이 보이시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M : <50cm> 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필름 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필름 카메라로 찍으신 건가요? 아니라면 그 질감을 어떻게 구현하셨는지, 그리고 그렇게 표현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서정 감독 : 일단은 필름으로 찍지는 않았습니다. 카메라는 총 6대로 사용했는데 제가 학생이라 그때그때 가능한 장비로 촬영했습니다. 필름 룩을 구현하고 싶어 후반작업에서 넣었는데, 필름인지 여쭤보신 것 보니 성공한 것 같습니다. (웃음)
M : 신가영 배우님께, 시각장애인 연기를 하시면서 따로 신경 써서 준비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신가영 배우 : 일단 감독님이 캐릭터 설정을 되게 구체적으로 해주셨습니다. 선천적으로 장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나이를 먹고 서서히 보이지 않게 되고, 빛은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다고 그에 맞게 과장되지 않고 현실적으로 보여드리기 위해 논문이나 다큐 등을 보며 준비했습니다.
M : 이번에는 <아무 잘못 없는> 팀에 질문드리고 싶은데요. 박찬우 감독님께서는 항상 가족들을 주로 다루시고, 가족 안에서 상대적으로 호명받지 못하거나 애정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감정선을 주로 다뤄오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전작들과는 다르게 인물의 서사를 잡는 데 주력하셨다고 생각이 되는데 전작과 다른 지점이 있다면 어떤 지점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박찬우 감독 : <아무 잘못 없는> 영화의 시작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이전 작품들은 주제가 저였어서 제가 가족 사이에 느꼈던 감정이 발화돼서 영화를 만든 거였습니다. 반면 <아무 잘못 없는>은 누나들과의 대화에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누나들이랑 술을 먹다가 옛날에 제가 다쳤던 한 일을 누나가 20년 동안 마음에 품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오히려 제일 먼저 달려와 준 것도 누나고 나는 누나가 밉지 않았는데?에서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누나도 어렸는데, 20년 동안 그런 마음으로 살았을 것 같아 미안해졌어요. 그래서 그냥 누나의 그때 당시의 어떤 모습을 그리면서 우리가 바라보고 아무 잘못 없다고 말해 줄 수 있는 영화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인물에게 다가갔던 것 같습니다.
M : 배우님께도 질문드리고 싶은 건 도윤에게 어머니는 어떤 감정이었을까 입니다.
배우 : 연기를 하는 동안 사실 엄마 배우님과는 거의 마주칠 일이 없었는데 연기할 때 엄마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고 연기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부모님은 항상 내 편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쉽게 짜증도 내고 그럴 텐데 극 중에서 위독해지면서 엄마한테 못했던 부분들을 생각하며 연기했습니다.
M : 실제 어머니를 떠올리셨나요??
배우 : 가상 속의 엄마를 생각하면서 연기했습니다. (웃음)
M : <아무 잘못 없는> 에서 도윤이 대회를 나가려고 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찬우 감독 : 이 부분에 대해서 시나리오 단계에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엄마가 이렇게 위독하고 가족이 아픈데 나가야 하나. 근데 제가 내린 대답은 우리가 어쨌든 삶을 살면서 나를 바꾸는 변곡점이 오는데 그때 흔들리고 많이 좌절하고 그런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때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꾸준하게 계속 유지하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고 도윤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조금은 매몰차고 모질어 보여도 그런 거에 대해서 도윤이가 죄책감을 느끼더라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아무도 도윤이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걸 알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그렇게 설정했던 것 같습니다.
Q : <50cm>는 4:3 화면비율을 유지하는데 일부러 그렇게 연출하신 건가요?
감독 : 가영과 은정이라는 두 인물로 영화가 전개되기 때문에 4:3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배우의 얼굴이 화면에 꽉 찼을 때 굉장히 매력적일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또 실제 고등학교 동창이라 습작을 함께 했던 친구라 이 친구의 얼굴을 가득 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M : 가영은 결국에 은정에게 사랑을 느낀다고 생각했는데, 이전부터 느꼈을지 아니면 그 순간에 자신의 사랑을 깨닫고 표현하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김서정 감독 : 사랑은 항상 했지만 미안하고 죄책감에 더 가까웠던 사랑이었던 것 같아요. 항상 저의 존재 때문에 은정은 뭔가 봉사자라는 시선을 받게 하는 것도 미안했고, 그러면서 은정과의 갈등이 생길 때는 또 연인으로서 은정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고 그런 복잡한 마음이 넘어졌을 때 다 터졌던 것 같습니다.
Q : <유령극>에서 할아버지가 극장의 지박령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부분을 감독님이 염두해 두신건지, 배우 캐스팅 비화가 궁금합니다.
김현정 감독 : 서인수 배우님은 제 첫 단편인 <은하 비디오>에도 출현해 주셨어요. 이 작품은 시나리오상에서 극장을 대변하는 내용의 내레이션과 그에 상응하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느끼셨을 거로 생각하지만 제가 명확하게 말씀드리기보다는 관객분들이 주관적으로 느껴지시는 대로 보길 바랍니다. 배우님 같은 경우엔 중의적인 연기를 부탁했는데 굉장히 모호한 디렉팅이임에도 불구하고 잘 해주셔서 영화에서 표현되는 배우님의 연기가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Q : <50cm> 폭염경보로 연습이 취소되었는데, 작품 내에서 진짜 폭염 경보가 울린 날이었는지, 두 인물이 넘어질 때 안 뜨거우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서정 감독 : 실제 촬영은 9월쯤이었습니다. 폭염은 지나간 뒤였는데, 다만 아지랑이가 보여서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바닥에 닿는 면적에는 쿨팩을 붙이며 촬영했습니다.
이어 간단한 소감과 함께 GV 행사를 마무리 했다.
데일리 윤채현
촬영 윤재민
최주원
둘째 날, <경쟁 1> GV 현장
비가 쏟아지는 오후, 오오극장에서는 <경쟁 1>의 상영 및 GV가 진행되었다. GV에는 영화 <유령극>의 김현정 감독과 서인수 배우, <50cm>의 김서정 감독과 신가영 배우, <아무 잘못 없는> 박찬우 감독과 한기옥 배우가 참석했다. 그리고 사회에는 류승원 모더레이터가 함께했다.
M(사회자) : <유령극> 영화의 흩어져 있는 서사 사이에 배우님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연기하신 지점이 궁금합니다.
서인수 배우 : (연기는) 제가 생각하는 캐릭터와,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캐릭터 그리고 보여지는 나 사이의 합의점 같은 것이라. 해도 되는 부분과 해도 안 되는 부분들 사이에서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M : 김현정 감독님의 <유령극> 은 감독님의 지난 작품들과는 달라 보이는데요. 지난 작품들은 인물에게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공간에 집중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전의 작업 방식과 차이점이 있었을까요?
김현정 감독 : <유령극>은 원주 아카데미 극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제가 예전에 원주에서 영화 강의를 하며 그 극장이 시민들의 모금 활동으로 보존 사업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장편영화를 찍고, 영화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하며 전에 중요시 여겼던 개연성이나 현실고증 같은 부분을 흩트려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만의 정답을 영화에 담고 싶어서, 물론 영화 안에 내터리브가 있긴하지만 공간이나, 다른 생각들이 더 많이 보이시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M : <50cm> 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필름 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필름 카메라로 찍으신 건가요? 아니라면 그 질감을 어떻게 구현하셨는지, 그리고 그렇게 표현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서정 감독 : 일단은 필름으로 찍지는 않았습니다. 카메라는 총 6대로 사용했는데 제가 학생이라 그때그때 가능한 장비로 촬영했습니다. 필름 룩을 구현하고 싶어 후반작업에서 넣었는데, 필름인지 여쭤보신 것 보니 성공한 것 같습니다. (웃음)
M : 신가영 배우님께, 시각장애인 연기를 하시면서 따로 신경 써서 준비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신가영 배우 : 일단 감독님이 캐릭터 설정을 되게 구체적으로 해주셨습니다. 선천적으로 장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나이를 먹고 서서히 보이지 않게 되고, 빛은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다고 그에 맞게 과장되지 않고 현실적으로 보여드리기 위해 논문이나 다큐 등을 보며 준비했습니다.
M : 이번에는 <아무 잘못 없는> 팀에 질문드리고 싶은데요. 박찬우 감독님께서는 항상 가족들을 주로 다루시고, 가족 안에서 상대적으로 호명받지 못하거나 애정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감정선을 주로 다뤄오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전작들과는 다르게 인물의 서사를 잡는 데 주력하셨다고 생각이 되는데 전작과 다른 지점이 있다면 어떤 지점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박찬우 감독 : <아무 잘못 없는> 영화의 시작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이전 작품들은 주제가 저였어서 제가 가족 사이에 느꼈던 감정이 발화돼서 영화를 만든 거였습니다. 반면 <아무 잘못 없는>은 누나들과의 대화에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누나들이랑 술을 먹다가 옛날에 제가 다쳤던 한 일을 누나가 20년 동안 마음에 품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오히려 제일 먼저 달려와 준 것도 누나고 나는 누나가 밉지 않았는데?에서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누나도 어렸는데, 20년 동안 그런 마음으로 살았을 것 같아 미안해졌어요. 그래서 그냥 누나의 그때 당시의 어떤 모습을 그리면서 우리가 바라보고 아무 잘못 없다고 말해 줄 수 있는 영화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인물에게 다가갔던 것 같습니다.
M : 배우님께도 질문드리고 싶은 건 도윤에게 어머니는 어떤 감정이었을까 입니다.
배우 : 연기를 하는 동안 사실 엄마 배우님과는 거의 마주칠 일이 없었는데 연기할 때 엄마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고 연기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부모님은 항상 내 편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쉽게 짜증도 내고 그럴 텐데 극 중에서 위독해지면서 엄마한테 못했던 부분들을 생각하며 연기했습니다.
M : 실제 어머니를 떠올리셨나요??
배우 : 가상 속의 엄마를 생각하면서 연기했습니다. (웃음)
M : <아무 잘못 없는> 에서 도윤이 대회를 나가려고 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찬우 감독 : 이 부분에 대해서 시나리오 단계에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엄마가 이렇게 위독하고 가족이 아픈데 나가야 하나. 근데 제가 내린 대답은 우리가 어쨌든 삶을 살면서 나를 바꾸는 변곡점이 오는데 그때 흔들리고 많이 좌절하고 그런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때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꾸준하게 계속 유지하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고 도윤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조금은 매몰차고 모질어 보여도 그런 거에 대해서 도윤이가 죄책감을 느끼더라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아무도 도윤이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걸 알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그렇게 설정했던 것 같습니다.
Q : <50cm>는 4:3 화면비율을 유지하는데 일부러 그렇게 연출하신 건가요?
감독 : 가영과 은정이라는 두 인물로 영화가 전개되기 때문에 4:3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배우의 얼굴이 화면에 꽉 찼을 때 굉장히 매력적일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또 실제 고등학교 동창이라 습작을 함께 했던 친구라 이 친구의 얼굴을 가득 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M : 가영은 결국에 은정에게 사랑을 느낀다고 생각했는데, 이전부터 느꼈을지 아니면 그 순간에 자신의 사랑을 깨닫고 표현하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김서정 감독 : 사랑은 항상 했지만 미안하고 죄책감에 더 가까웠던 사랑이었던 것 같아요. 항상 저의 존재 때문에 은정은 뭔가 봉사자라는 시선을 받게 하는 것도 미안했고, 그러면서 은정과의 갈등이 생길 때는 또 연인으로서 은정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고 그런 복잡한 마음이 넘어졌을 때 다 터졌던 것 같습니다.
Q : <유령극>에서 할아버지가 극장의 지박령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부분을 감독님이 염두해 두신건지, 배우 캐스팅 비화가 궁금합니다.
김현정 감독 : 서인수 배우님은 제 첫 단편인 <은하 비디오>에도 출현해 주셨어요. 이 작품은 시나리오상에서 극장을 대변하는 내용의 내레이션과 그에 상응하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느끼셨을 거로 생각하지만 제가 명확하게 말씀드리기보다는 관객분들이 주관적으로 느껴지시는 대로 보길 바랍니다. 배우님 같은 경우엔 중의적인 연기를 부탁했는데 굉장히 모호한 디렉팅이임에도 불구하고 잘 해주셔서 영화에서 표현되는 배우님의 연기가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Q : <50cm> 폭염경보로 연습이 취소되었는데, 작품 내에서 진짜 폭염 경보가 울린 날이었는지, 두 인물이 넘어질 때 안 뜨거우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서정 감독 : 실제 촬영은 9월쯤이었습니다. 폭염은 지나간 뒤였는데, 다만 아지랑이가 보여서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바닥에 닿는 면적에는 쿨팩을 붙이며 촬영했습니다.
이어 간단한 소감과 함께 GV 행사를 마무리 했다.
데일리 윤채현
촬영 윤재민
최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