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데일리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 daily 06] <스위밍> 서새롬 감독, 배이삭 미술감독 인터뷰


<스위밍> 서새롬 감독, 배이삭 미술감독 인터뷰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의 개막작인 <스위밍>의 서새롬 감독 그리고 배이삭 미술감독을 함께 만나보았다.


대구단편영화제를 방문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서새롬 개막작이라고 선정되어 두근대는 마음이었습니다. 또, 대구는 역시 소문대로 덥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이삭 만경관에서 상영이 진행되는데 30년 전 제가 아주 어렸을 적에 영화 <쥬라기공원>을 만경관에서 봤어요. 좋아하는 영화라 그 영화를 본 공간에 초청받아 오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무의식이라는 소재를 선정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서새롬 소셜미디어 때문에 청소년 자살률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페이스북 CEO에게 보고하자 묵살했던 사건이 있었어요. 무의식이라는 게 보이지도 않고 사람들을 자극하고 움직이게 만드는데 우리는 참 그걸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디어를 듣고 어떤 생각을 하셨어요?

배이삭 큰 틀에 대해서 동의를 하고 이게 말이 될까?,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일까? 하는 세세한 디테일을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애니메이션이라 일반 극영화와는 제작 방식이 달랐을 텐데요. 감독님과 미술감독님의 협업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궁금합니다.

배이삭 <육식 콩나물>이라는 첫 작품을 함께 하며 많은 다툼이 있었어요. 서새롬 감독님은 조화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타입이고 저는 극단적으로 이미지를 가져가려는 성향이어서요. 하지만 작업을 하며 각자가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를 존중하자는 생각이 들어 <스위밍>을 만들 때는 조금 더 원활하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감독님은 작업할 때 어떤 부분을 주의 깊게 다루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서새롬 관객분들의 다양한 해석을 기본적으로 존중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변하면 태도가 변하고 그 태도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아랍어로 제작이 되었는데요.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서새롬 제작할 때 세계관 설정부터 먼저 했어요.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아랍어권 그리고 아프리카 지역을 잇는 맨하지역이 있어요. 열악한 사막환경에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인데 그 인종이 주류가 되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무의식의 세계도 결국 의식 세계처럼 사람들이 원하는 자기 모습을 보여주도록 변해버렸는데요. 조금 씁쓸하기도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개인의 욕망이 드러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새롬 개인적으로 생존율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고 호감을 느낄수록 생존율이 높아지잖아요. 그래서 본능적인 부분인데 뭐든 과잉일 때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나’는 쳐들어온 타인이라는 말이 있어요. 우리가 태어나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배우고 뭔가 받아들이는 것은 외부 세계거든요. 결국 내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외부 세계가 흡수되면서 만들어지는 과정이라 과연 내 욕망이 진짜 ‘내’ 욕망인가라는 물음이 있었어요.

배이삭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따뜻하고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었기에 현재 세상에 대해서 호의를 갖고 있어요. 하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또 다른 내가 있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작업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배이삭 소재가 다이빙이라 태국에 있는 섬에 가서 직접 스쿠버다이빙을 해봤어요. 평소에는 땅과 수평하게 걷지만, 다이빙은 수직으로 이동이 있어서 그게 신기했고요. 자기의 의지대로 세계를 왔다 갔다 하는, 우주를 유영하는 느낌이었어요.

서새롬 번역이었어요. 아랍어는 한국어보다 같은 문장을 더 길게 표현하더라고요. 콘티를 짤 때 우리가 생각하는 타이밍이 있는데 그걸 벗어나 버려요. 그만큼 공정이 더 생긴 거라 힘들었지만 누하라는 친구와 언어를 조율해 가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두 분이 스튜디오를 하신다고요.

배이삭 캣클로(CatClaw)스튜디오에서 둘이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홈페이지도 있고 유튜브에서 저희 작품을 무료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차기작 계획이 궁금합니다.

서새롬 가수 이랑의 뮤직비디오 작업을 하고 있어요. 또, 아랍 문화에 관심이 생겼기에 이를 한국인들에게 소개하는 작업도 하고 싶습니다.

배이삭 <스위밍>이 후속작을 염두하고 만든 작업이라 이 세계를 더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생각 중입니다.


글 / 데일리팀 이선율

사진 / 홍보팀 정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