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과 8월 대구의 메시지팩토리협동조합에서는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던 4번의 배급특강이 진행되었습니다. 다른 도시에서 열리는 영화제나 영화 특강에 종종 참여하곤 했었는데, 현업에 종사하시는 전문가분들의 생생한 배급 및 영화 이야기를 타 지역이 아닌 대구에서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배급특강은 총 4회로 진행되었는데, '영화에서 배급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같은 기본적인 개념 정리부터 시작해서 관객이 보는 영화의 배급 단계, 단편영화 배급사의 연간 스케쥴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독립영화 마케팅 전반에 대한 이야기, 영화 대담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모더레이터란 어떤 직업인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영화제의 이모저모 등 매 특강마다 흥미로우면서도 통찰력 있는 양질의 이야기들이 쏟아졌습니다. 평소에 보는 영화나 참여했던 영화제 이면에 담긴 강사님들의 땀과 눈물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앞으로는 더욱 열심히 챙겨보고 다녀야겠다는 결심이 들었습니다.
배급특강 종료 후, 감사하게도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에 관객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구단편영화제는 오오극장에서 몇 번 관람했었는데 만경관에서의 관람은 처음이라 초행인 영화제처럼 살짝 설레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메가박스 만경관의 미로같은 통로를 지나 6층에 들어서니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 포토월이 한 쪽 벽면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공식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트랙을 달려나가는 청년의 이미지가 대구단편영화제가 가진 역동성을 잘 표현하는 듯 했습니다.
9관에서 애니메이션 1편과 극영화 3편으로 구성된 경쟁3을 관람했습니다. 흑백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이었던 <뜬구름>은 쌍방적이지 못한 연인 관계의 어려움을 천장을 가득 메운 뜬구름의 이미지와 종이에 연필이 스치는 날카로운 효과음으로 잘 표현해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검지 손가락이 영화의 오프닝부터 강렬하게 등장하는 <검지>는 콤플렉스인 검지 손가락을 어떻게든 고쳐서라도 타인의 애정을 갈구하던 나로가 끝내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깨닫게 되는 인상적인 색감의 힐링 성장물이었습니다. 영화 내내 실물 탄피와 인형 탄피와 탄피를 부르짖는 목소리들이 난무하는 <탄피>는 등장하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단편 독립영화에서는 본 적이 없었던 고퀄리티의 CG를 보여주며 놀라움을 자아내게 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시놉시스만으로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던 <스즈키>는 90년대의 색감과 감성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내는 동시에 그 시절 홍대 클럽씬의 에너지 또한 담아내면서 감독님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게 만들었습니다.(감독님, 오아시스 재결합한대요)
상영이 끝난 후, 극영화 3편의 감독님들이 참석하셔서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됐는데, 한결같이 영화를 애정하는 마음이 가득 묻어나오는 답변들을 진심으로 해주셔서 인상 깊었습니다.
배급특강 강사님들이 강의 말미에 공통적으로 해주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영화 일은 힘들다, 그럼에도 계속 하는 것은 재미있기 때문이다.” 관객과의 대화 때 감독님들이 보여주신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사랑의 말들이 겹쳐지며, 아직도 영화계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기에 폐막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대구단편영화제 또한 마냥 순조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지속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26회 대구단편영화제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
현장리포터 이현정
지난 7월과 8월 대구의 메시지팩토리협동조합에서는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던 4번의 배급특강이 진행되었습니다. 다른 도시에서 열리는 영화제나 영화 특강에 종종 참여하곤 했었는데, 현업에 종사하시는 전문가분들의 생생한 배급 및 영화 이야기를 타 지역이 아닌 대구에서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배급특강은 총 4회로 진행되었는데, '영화에서 배급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같은 기본적인 개념 정리부터 시작해서 관객이 보는 영화의 배급 단계, 단편영화 배급사의 연간 스케쥴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독립영화 마케팅 전반에 대한 이야기, 영화 대담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모더레이터란 어떤 직업인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영화제의 이모저모 등 매 특강마다 흥미로우면서도 통찰력 있는 양질의 이야기들이 쏟아졌습니다. 평소에 보는 영화나 참여했던 영화제 이면에 담긴 강사님들의 땀과 눈물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앞으로는 더욱 열심히 챙겨보고 다녀야겠다는 결심이 들었습니다.
배급특강 종료 후, 감사하게도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에 관객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구단편영화제는 오오극장에서 몇 번 관람했었는데 만경관에서의 관람은 처음이라 초행인 영화제처럼 살짝 설레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메가박스 만경관의 미로같은 통로를 지나 6층에 들어서니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 포토월이 한 쪽 벽면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공식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트랙을 달려나가는 청년의 이미지가 대구단편영화제가 가진 역동성을 잘 표현하는 듯 했습니다.
9관에서 애니메이션 1편과 극영화 3편으로 구성된 경쟁3을 관람했습니다. 흑백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이었던 <뜬구름>은 쌍방적이지 못한 연인 관계의 어려움을 천장을 가득 메운 뜬구름의 이미지와 종이에 연필이 스치는 날카로운 효과음으로 잘 표현해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검지 손가락이 영화의 오프닝부터 강렬하게 등장하는 <검지>는 콤플렉스인 검지 손가락을 어떻게든 고쳐서라도 타인의 애정을 갈구하던 나로가 끝내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깨닫게 되는 인상적인 색감의 힐링 성장물이었습니다. 영화 내내 실물 탄피와 인형 탄피와 탄피를 부르짖는 목소리들이 난무하는 <탄피>는 등장하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단편 독립영화에서는 본 적이 없었던 고퀄리티의 CG를 보여주며 놀라움을 자아내게 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시놉시스만으로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던 <스즈키>는 90년대의 색감과 감성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내는 동시에 그 시절 홍대 클럽씬의 에너지 또한 담아내면서 감독님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게 만들었습니다.
(감독님, 오아시스 재결합한대요)상영이 끝난 후, 극영화 3편의 감독님들이 참석하셔서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됐는데, 한결같이 영화를 애정하는 마음이 가득 묻어나오는 답변들을 진심으로 해주셔서 인상 깊었습니다.
배급특강 강사님들이 강의 말미에 공통적으로 해주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영화 일은 힘들다, 그럼에도 계속 하는 것은 재미있기 때문이다.” 관객과의 대화 때 감독님들이 보여주신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사랑의 말들이 겹쳐지며, 아직도 영화계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기에 폐막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대구단편영화제 또한 마냥 순조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지속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26회 대구단편영화제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
현장리포터 이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