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리뷰단


[인디그라운드 지역순회 배급특강 - 대구단편영화제 현장리포터 ③]


배리어프리 영화란 기존의 영화에 화면을 설명해 주는 음성 해설과 대사, 음악, 소리 정보 등을 알려주는 배리어프리 자막을 넣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영화이다. 대구단편영화제에서는 2019년부터 지난 6년간 대구영상미디어센터와 대구시민미디어센터가 함께 시민분들이 직접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구단편영화제와 5년간 꾸준히 배리어프리 섹션을 편성하여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계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 <장벽을 허물고 1> 섹션에서는 대구영화학교 출신 감독님들의 작품인 변석호 감독님의 <OK목장의 결투>, 김선빈 감독님의 <소녀탐정 양수린>, 박찬우 감독님의 <아무 잘못 없는> 총 3편의 단편 영화를 상영하였다.

 

<장벽을 허물고 1> 섹션 상영을 시작하기 전 GV 진행을 맡으신 박지하 모더레이터님께서 배리어프리에 관한 사전 안내를 진행해 주셨다. 청각장애인, 시각장애인들뿐만 아니라 난청의 노인분들 등이 영화관에 오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수 없는 환경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더불어 음성 해설, 자막 해설이 포함되어 있어 평소에 보았던 영화와는 다른 환경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배리어프리 영화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본격적인 GV 진행에 앞서 배리어프리가 제작되게 된 과정과 올해 들어서 지역영화 활성화 지원사업의 예산이 많이 줄어들어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 과정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해당 섹션을 이어온 지난 역사가 있기에 영화제 측과 대구영상미디어센터 측이 함께 노력하여 어떻게든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는 사연을 소개해 주셨다. 더불어 한국농아인협회,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함께 가치봄 영화 사업을 연계하여 올해 초부터 또 다른 대구 단편영화들을 현재 배리어프리 영화로 제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소식도 엿들을 수 있었다.

 

GV 현장에는 감독님과 모더레이터님, 수어 통역사님 외에도 다양한 관객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현장에는 작년 배리어프리 제작 수업에 참여한 수강생들도 관객으로서 함께 계셨는데, 배리어프리를 제작하시면서 자막, 화면 해설과 같은 시·청각적인 요소들이 같이 어우러질 수 있다는 걸 새롭게 경험하게 되어 특별했지만, 한편으로는 화면 해설과 음향이 겹쳐 잘 들리지 않았던 부분이 있어 아쉬웠다는 제작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이렇게 직접 배리어프리 제작에 참여한 관객분이 계시는가 하면, 이번 대구단편영화제 <장벽을 허물고 1> 섹션을 통해서 단편 영화와 배리어프리를 처음 접해 본 관객분들도 계셨다. 한 관객분께서는 평소 넷플릭스 자막을 끄고 보는 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배리어프리 영화는 놓친 장면들과 대사를 볼 수 있어 오히려 집중이 더 잘되고 놓친 것들을 다시 한번 짚어주는 것 같아 더 좋았다는 평가를 해주셨다. 또 옆에 계신 다른 관객분께서는 영화 대사와 화면 해설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이런 식으로 불필요한 부분들은 제거되어 접근성을 조금 더 높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피드백을 제공해 주셨다. 관객분들의 배리어프리 피드백을 다 들은 후엔 여느 GV와 마찬가지로 감독님들께 영화 소재를 어떻게 구하시는 편인지, 차기작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등에 관해서 질의응답을 이어나간 후 GV를 마무리 지었다.

 

최근 우리 사회 내 장애인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배리어프리 영화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증가하는 추세와 함께 배리어프리 영화의 접근성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 <장벽을 허물고 1> 섹션에서 진행한 GV처럼 관객분들과 직접적으로 배리어프리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가 더욱 활발해져 지금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피드백을 통해 높은 양질의 배리어프리 영화가 제작된다면 장애인,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영화제 현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예산 삭감이라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함께 영화제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어온 25회 대구단편영화제 ‘장벽을 허물고’ 섹션이 내년 제26회 대구단편영화제에서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

현장리포터 김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