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리뷰단


제20회 경쟁부문 <젖꼭지> 리뷰

젖꼭지 (김용승, 2019, 극, 21min, 국내경쟁)


남자는 왜 젖을 물리면 안 되나요?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 심청전에서는 어린 딸(심청)을 기르기 위해 아버지(심봉사)가 젖동냥을 한다. 아내를 잃은 홀아비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서, 젖먹이 딸을 향한 부정(父情)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이런 의문이 생긴다. 왜 남자는 젖을 물리면 안 될까?

김용승 감독의 <젖꼭지>는 질문을 던진다. 왜 안 될까? 왜 우리는 여자와 남자의 역할에 대해 고정관념에 갇혀 있을까. 언제부터 육아가 여성만의 전유물이 된 것일까. 젖을 먹일 수 있으니깐? 요즘은 분유도 있고 젖병도 있는데?

심청전의 시대적 배경과 <젖꼭지>의 시대적 배경은 당연히 다르다. 그래서 영화가 던지는 질문들이 현실의 우리에게는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도, 단 한 가지 바뀌지 않는 것은 바로 정(情)일 것이다.   



제20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안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