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근깨 (김지희, 2019, 극, 27min, 국내경쟁)
문득, 주근깨가 생겼다. 지워야 할까.
중세시대에 유럽에서는 마녀사냥이 한창이었다. 무고한 여인을 마녀로 낙인찍기 위해 몸에 난 점이나 주근깨를 이용했다. 주근깨는 악마가 남긴 표식이라는 것이었다.
김지희 감독의 <주근깨>의 등장인물들도 마녀와 같은 낙인이 찍혀 있다. 살이 쪘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많은 십대 영신은 살이 쪘다는 이유로 어머니에 의해 강제로 다이어트 캠프로 끌려온다. 그곳에서 만난 룸메이트 주희는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직전이다. 성공이라 함은 다이어트 캠프에서 정해놓은 목표치에 도달함을 말한다. 타인이 만들어놓은 기준에 의해 마녀가 아님을 인정받을 수 있어 기뻐하는 주희와는 달리, 영신은 그저 캠프를 탈출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반대에 끌리는 법이라고 했던가. 영신은 주희와의 우연한 입맞춤을 시작으로 미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주희는 문득, 영신의 얼굴에 주근깨가 났음을 알아챈다. 동성애의 감정은 중세시대 기준으로는 또 하나의 마녀 낙인일 것이다. 그러나 마녀가 아님을 인정받으려는 주희와 마녀라고 해도 상관없으니 본 모습 그대로가 좋은 영신 사이에 갈등이 시작된다. 질투와 시기, 욕망과 집착이 둘을 지배한다. 진짜 악마가 표식을 남기는 것일까.
악마도 사랑을 속삭이고 천사도 사랑을 권유한다. 천사와 악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기희생이라고 한다. 사랑에 단계가 있다면, 최고 단계인 것이다. 그 대상이 누구든 상관이 없다. 영신과 주희의 사랑이 에로스일까 아가페일까 하는 것은 결국 자기들의 선택에 달린 문제일 것이다.
제20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안이비
주근깨 (김지희, 2019, 극, 27min, 국내경쟁)
문득, 주근깨가 생겼다. 지워야 할까.
중세시대에 유럽에서는 마녀사냥이 한창이었다. 무고한 여인을 마녀로 낙인찍기 위해 몸에 난 점이나 주근깨를 이용했다. 주근깨는 악마가 남긴 표식이라는 것이었다.
김지희 감독의 <주근깨>의 등장인물들도 마녀와 같은 낙인이 찍혀 있다. 살이 쪘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많은 십대 영신은 살이 쪘다는 이유로 어머니에 의해 강제로 다이어트 캠프로 끌려온다. 그곳에서 만난 룸메이트 주희는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직전이다. 성공이라 함은 다이어트 캠프에서 정해놓은 목표치에 도달함을 말한다. 타인이 만들어놓은 기준에 의해 마녀가 아님을 인정받을 수 있어 기뻐하는 주희와는 달리, 영신은 그저 캠프를 탈출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반대에 끌리는 법이라고 했던가. 영신은 주희와의 우연한 입맞춤을 시작으로 미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주희는 문득, 영신의 얼굴에 주근깨가 났음을 알아챈다. 동성애의 감정은 중세시대 기준으로는 또 하나의 마녀 낙인일 것이다. 그러나 마녀가 아님을 인정받으려는 주희와 마녀라고 해도 상관없으니 본 모습 그대로가 좋은 영신 사이에 갈등이 시작된다. 질투와 시기, 욕망과 집착이 둘을 지배한다. 진짜 악마가 표식을 남기는 것일까.
악마도 사랑을 속삭이고 천사도 사랑을 권유한다. 천사와 악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기희생이라고 한다. 사랑에 단계가 있다면, 최고 단계인 것이다. 그 대상이 누구든 상관이 없다. 영신과 주희의 사랑이 에로스일까 아가페일까 하는 것은 결국 자기들의 선택에 달린 문제일 것이다.
제20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안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