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을 채우는 동안 (양승욱, 2018, 극, 24min, 국내경쟁)
잔과 잔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여전히 무더위는 가시지 않았지만, 이제는 밤이면 조용히 귀뚜라미와 풀 벌레 우는 소리가 들린다.
한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문턱, 조금은 쓸쓸한 밤들이 두 남자를 비춘다. <잔을 채우는 동안>은 사람의 빈 자리를 사람이 채우는 이야기다. 혈연으로 얽히진 않았지만 같은 외로움으로 묶인 이들이 담배와 한 잔의 술을 나누며 외로움을 덜어낸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남학생과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아저씨. 와이파이의 인연으로 맺어진 이들은 잠깐이나마 서로에게 아버지가 되고 아들이 된다.
잔잔하고 절제된 호흡이 주의를 끈다. 긴말보다 잔잔한 침묵이, 그 속에서 오고 가는 잔들이 아주 많은 말을 전한다. 잔과 잔 사이, 외로움과 외로움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그사이 스며드는 잔잔한 여름밤의 풀벌레 소리와 조금의 시원함. 그런 것들이 이야기를 채우고 우리의 마음을 채운다.
제20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한나라
잔을 채우는 동안 (양승욱, 2018, 극, 24min, 국내경쟁)
잔과 잔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여전히 무더위는 가시지 않았지만, 이제는 밤이면 조용히 귀뚜라미와 풀 벌레 우는 소리가 들린다.
한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문턱, 조금은 쓸쓸한 밤들이 두 남자를 비춘다. <잔을 채우는 동안>은 사람의 빈 자리를 사람이 채우는 이야기다. 혈연으로 얽히진 않았지만 같은 외로움으로 묶인 이들이 담배와 한 잔의 술을 나누며 외로움을 덜어낸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남학생과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아저씨. 와이파이의 인연으로 맺어진 이들은 잠깐이나마 서로에게 아버지가 되고 아들이 된다.
잔잔하고 절제된 호흡이 주의를 끈다. 긴말보다 잔잔한 침묵이, 그 속에서 오고 가는 잔들이 아주 많은 말을 전한다. 잔과 잔 사이, 외로움과 외로움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그사이 스며드는 잔잔한 여름밤의 풀벌레 소리와 조금의 시원함. 그런 것들이 이야기를 채우고 우리의 마음을 채운다.
제20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한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