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리뷰단


제20회 경쟁부문 <신림> 리뷰

신림 (박우성, 2018, 극, 18min, 국내경쟁)


우리가 영화에서 느끼는 감동과 재미는 이 세상 영화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영화라는 세계가 구축한 특별하고도 끝내주는 판타지아에서 오는 재미도 비중이 정말 대단하지만, 한편으로 어떤 (영화의) 세계는 우리 생활과 닮아 있어, 그래서 어쩌면 나를 비추어 보는 것 같아 먹먹하고 또 웃음 지어지는 재미도 있다. 이 경우에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보통 성공일 것이다.

 <신림>의 주인공들은, 이 세계의 호흡을 맡아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도리어 한심하게 느껴질 것 같다. 무게 없어 보이는 잡담들, 특별할 게 없는 행동들. 하지만 꽤 많은 수의 어떤 계층과 세대에서는, 이 세계의 무게에 전적으로 공감할 것이다. <신림>은 제목처럼, 꽤 많은 디테일로 공감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현우와 우성의 무게 없어 보이는 잡담 속엔 여러 아쉬움과 현실적인 고민의 뉘앙스가 잔뜩 묻었다. 하지만 이 화법은 절대 내색하지 않는다. 이 내색하지 않음이 <신림>의 세계, 나아가 현실 속 어떤 우리들의 가장 특수한 공감대일 것이다. 진지한 감정이 들면 몸이 배배 꼬이고 실없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알레르기 따위 말이다. 



제20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김동하